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음식] 춘곤증 퇴치에 좋은 '봄나물 제왕'… 익혀야 맛과 향이 제대로 살아나죠

입력 : 2019.03.20 03:00

두릅

꽃샘추위가 앙칼지지만 마트 식품 코너에 가보면 봄이 이미 곁에 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참나물, 취나물, 곰취, 달래, 냉이 등 햇나물이 매대에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이 중 두릅은 '봄나물의 제왕'이라 불립니다. 청아한 향과 아삭한 식감은 물론 영양도 뛰어나기 때문이죠. 비타민A·C, 칼슘, 섬유질 함량이 높아 몸에 활력을 불어넣고 피로를 풀어줘 춘곤증에 최고로 꼽히는 나물입니다. 두릅 특유의 쌉싸래한 맛은 인삼에도 들어 있는 사포닌 성분 때문입니다. 일반 나물과 달리 우수한 단백질도 많죠.

두릅은 두릅나무의 새순입니다. 두릅을 사려고 보면 '참두릅' '땅두릅' '개두릅'이 있어서 어리둥절합니다. 두릅이 인기를 얻자 하우스 재배가 일반화하며 생겨난 혼란입니다. 참두릅과 땅두릅, 개두릅은 모두 두릅나뭇과에 속하며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제각각 다른 식물입니다.

두릅
/조선일보 DB·영상미디어 양수열 기자
하우스에서 재배한 두릅과 구분 짓기 위해 자연산을 '참두릅'〈왼쪽 사진〉이라 부릅니다. 나무 끝에서 자라는 순을 먹습니다. 땅두릅은 하우스에서 재배하는 두릅입니다. 독활이라고도 불리는데, 땅에서 솟아나는 순을 채취합니다. 개두릅은 두릅나무가 아니라 음나무의 새순입니다. 비슷해 보이지만 먹어보면 맛이 다르죠. 이름 때문에 참두릅만 못하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지만, 개두릅이 참두릅보다 더 낫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두릅은 익혀야 맛과 향이 살아납니다. 두릅을 데칠 때는 잎을 손으로 쥐고 끓는 물에 줄기부터 10~20초 데칩니다. 그런 다음 전체를 끓는 물에 10~15초 넣습니다. 이렇게 데치는 시간을 달리해야 잎도 줄기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물에 소금을 조금 넣으면 비타민이 파괴되지 않고 초록빛이 선명하게 유지됩니다. 데쳐졌으면 바로 건져 차가운 물에 넣어 열기를 빼줘야 씹을 때 맛도 좋고 색깔도 예쁩니다. 물은 차가울수록, 얼음물이면 더 좋죠. 열기가 다 빠지면 건져 물기를 제거하고 요리에 사용합니다.

데친 두릅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두릅숙회'〈오른쪽 사진〉는 본연의 풍미를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요리입니다. 주꾸미나 낙지를 데쳐 곁들이면 금상첨화죠.



김성윤 음식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