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美 흑인 운동 도화선이 된 파크스의 한마디 "싫어요"

입력 : 2019.03.12 03:00

싫어요!
―파올라 카프리올로 지음

인간은 평등하다는 것만큼 분명한 진리는 없어요. 하지만 알게 모르게 차별은 존재해요. 불과 100년 전까지도 피부색으로 사람을 차별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어요. 예나 지금이나 차별을 깨는 일은 용감한 사람들의 몫인데, 로사 파크스라는 이름의 흑인 여성이 그 중 하나였어요. '싫어요!'는 흑인 민권 운동의 도화선이 된 로자 파크스의 삶을 정리한 책이에요.

'싫어요!'
/초록개구리
로자 파크스는 평범한 재봉사였어요. 그녀는 1955년 12월,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의 한 버스 안에서 백인에게 자리를 내어 주라는 운전기사의 요구를 거부했죠. 당시 미국 법은 백인과 흑인의 차별을 두둔했어요. 좋은 자리는 백인 몫이었고, 흑인은 뒷자리에나 앉을 수 있었죠. 로자 파크스는 백인 자리에 앉았다가 운전사에게 '깜둥이'라는 욕까지 들어야 했어요. 그렇지만 "싫어요"라고 당당하게 말하며 뜻을 굽히지 않았죠. 경찰이 출동했고, 손에 수갑이 채워진 채 감옥에 갇히게 되었죠.

로자 파크스의 이 작은 행동은 미국 흑인 민권 운동의 새로운 시작점이 되었어요. 이 사건 이후 흑인들은 버스 승차 거부 운동을 시작, 각 지역으로 승차 거부 운동이 퍼져 나갔죠. 저항도 만만치 않았어요. 백인이 다른 인종보다 뛰어나다고 주장하는 KKK단은 곳곳에서 폭력을 휘두르면서 흑인을 차별했어요.

그럼에도 흑인들의 버스 승차 거부 운동은 1년 넘게 이어졌어요. 결국 1956년 11월 13일 미국 최고 법원이 인종에 따라 버스에서 다른 자리에 앉도록 하는 일은 위헌이라고 결정해요. 로자 파크스의 담대한 용기에서 시작된 변화였죠. 마틴 루서 킹, 맬컴 X 같은 유명한 인권 운동가들의 힘만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의 작은 용기가 모여서 세상을 바꾼 겁니다.



장동석 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