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최의창의 스포츠 인문학] 카드 게임 모든 라운드 이기면 쓰던 말… 야구·골프·테니스로 퍼졌죠
입력 : 2019.03.12 03:00
그랜드 슬램
스위스 테니스선수 로저 페더러가 얼마 전 100번째 단식 우승을 했어요. 페더러는 단식 100회 우승 중에 그랜드 슬램 대회인 영국 윔블던,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US오픈 대회에서 20승을 거뒀죠. 가장 중요한 4개 대회인데 한 시즌에 이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고 하죠. 선수 생활 중에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라고 하는데, 페더러는 2009년 달성했어요.
'그랜드 슬램(grand slam)'이란 말은 어디서 왔을까요. 보통 야구 '만루 홈런'을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트럼프 카드 게임 휘스트(whist)에서 쓰이다가 퍼져나간 말이라고 해요. 이 게임은 조커를 뺀 트럼프 카드 52장을 4명이 13장씩 나눠서 가지고 합니다. 한 판이 13라운드로 이뤄지는데, 한 팀이 13라운드를 내리 이기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고 했어요.
'그랜드 슬램(grand slam)'이란 말은 어디서 왔을까요. 보통 야구 '만루 홈런'을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트럼프 카드 게임 휘스트(whist)에서 쓰이다가 퍼져나간 말이라고 해요. 이 게임은 조커를 뺀 트럼프 카드 52장을 4명이 13장씩 나눠서 가지고 합니다. 한 판이 13라운드로 이뤄지는데, 한 팀이 13라운드를 내리 이기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고 했어요.
- ▲ 로저 페더러는 2009년 남자 테니스 역사상 6번째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어요. /신화연합뉴스
그랜드 슬램은 카드 게임에서 야구로, 그리고 테니스·골프 등으로 퍼져 나갔죠. '딕슨 야구 사전'에 따르면, 1910년대 초에는 그냥 홈런, 때로는 결정타도 그랜드 슬램이라고 했대요. 지금처럼 '모든 누가 꽉 차있을 때의 홈런', 즉 만루 홈런이라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한 건 1929년 뉴욕타임스 기사부터였다고 해요.
남자 골프에서는 역사가 오래된 4개의 주요 대회인 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을 한 해에 모두 우승하는 걸 뜻해요. 골프의 성인(聖人)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보비 존스(Jones)가 1930년 시즌에 당시 4대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아마추어, 브리티시오픈, US아마추어, US오픈 대회를 모두 휩쓸자 언론에서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고 쓰기 시작했죠.
테니스에서는 1933년 호주 선수 잭 크로퍼드(Crawford)가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에서 우승하자 언론에서 "그가 US오픈에서 우승하면 테니스판 그랜드 슬램일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처음 쓰였어요.
지금까지 남자 골프에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보비 존스가 유일해요. 타이거 우즈도 한 시즌에 모두 우승하진 못했어요. 대신 우즈는 2시즌에 걸쳐 4개 메이저 대회를 잇달아 우승하며 '타이거 슬램'이란 말을 만들었죠. 우리나라에서는 여자골프 박인비 선수가 2015년 브리티시 오픈에서 승리하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