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박혁거세 신화·바다 닮은 연못… 화려했던 신라로 떠나는 여행

입력 : 2019.03.08 03:07

천년의 도시 경주 ―한미경 글·이광익 그림

오래된 도시를 찾아가면 공간뿐 아니라 시간 여행도 함께하게 됩니다. 곳곳에 옛 선조들이 살던 터, 쓰던 물건, 걷던 길이 펼쳐져 있죠. 천년의 도시 경주에 가면 무엇을 만날 수 있을까요? 기원전 57년 박혁거세가 신라를 세웠을 때부터 935년 고려에 항복할 때까지 992년 동안이나 신라의 서울이었던 경주. 벌써 풍경이 남다릅니다.
천년의 도시 경주 책 속 일러스트
/웅진주니어

여행을 이끄는 이는 두 명의 토우입니다. 비파를 연주하는 남자 토우와 병을 손에 든 여자 토우가 앞장서 안내하지요. 토우는 신라시대에 활발하게 만들어진 흙으로 만든 작은 인형입니다. 알에서 나온 박혁거세 신화를 들으며 천마총에 가고, 대나무 병사의 전설을 들으며 미추왕릉의 대숲도 둘러봅니다. 반듯하게 서 있는 첨성대를 통해 우주를 보고, 터밖에 남지 않은 넓은 들에 서서 황룡사와 황룡사지 구층탑을 상상합니다. 세자가 머무는 동궁인 임해전, 임해전 옆에 펼쳐진 바다를 닮은 연못인 안압지, 경주를 둘러싼 산성의 흔적, 남산 골짜기에 있는 바위마다 새겨진 부처님들, 남산 자락의 포석정을 둘러보다 보면 과거의 영광이 아련하지요.

경주에서는 많은 보물이 발굴됐지만 아직도 묻힌 보물이 많다고 해요. 찾아낸 보물들은 박물관에 가면 만날 수 있지요. 경주의 박물관도 볼만하지만 경주 자체가 살아 있는 박물관이기도 합니다. '경주 역사 유적지구'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에요. 유적지구는 다섯 개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남산지구, 대릉원지구, 월성지구, 황룡사지구, 산성지구. 아주 큰 도시는 아니지만, 둘러보다 보면 그 깊고 넓음에 감탄하게 됩니다. 당연하지요. 경주엔 다른 시간대의 경주가 첩첩이 겹쳐 있거든요.



박사·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