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78] '뒤끝'과 '끗발'

입력 : 2019.03.07 03:00
* "좋은 것과 싫은 것이 확실하고, 내 편과 남의 편을 주저 없이 가르는 트럼프의 뒷끝 작렬은 한국에 위험할 수 있다."

* 실력이 부족한 A 선수가 감독의 끝발로 선발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위 두 문장에서 잘못 쓰인 낱말이 두 개 있어요. '뒷끝'을 '뒤끝'으로, '끝발'을 '끗발'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예쁜 말 바른 말] [78] '뒤끝'과 '끗발'
/그림=정서용
먼저 '뒤끝'의 첫 번째 뜻은 일의 맨 나중이나 끝이에요. '그는 회의 뒤끝에 가서야 입을 열었다'와 같이 쓰여요. 둘째, 어떤 일이 있은 바로 뒤라는 뜻이에요. '장마 뒤끝이라 채솟값이 비싸다'와 같이 말하죠. 셋째, 좋지 않은 감정이 있은 다음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감정이라는 뜻이에요. '뒤끝이 없다'와 같이 쓰여요.

다음으로 '끗발'이란 첫째, 노름 따위에서 좋은 끗수가 잇따라 나오는 기세를 말해요. 예를 들면 '끗발이 서야 돈을 딸 수 있을 텐데'와 같이 쓰여요. 둘째, 아주 당당한 권세나 기세를 말해요. '끗발이 있다' '그는 많은 재물을 축적하고 그 위력으로 권력까지 쥐고 흔들 정도로 끗발이 대단했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자주 쓰이는 관용구로 '끗발이 세다' 또는 '끗발이 좋다'가 있는데, 이는 첫째로 '노름 따위에서 좋은 끗수가 잇따라 나오다', 둘째로 '(속되게) 세도나 기세가 당당하다'는 말이에요.

'끗발'에서 '끗'이란 접쳐서 파는 피륙의 길이를 나타내는 단위로, 한 끗은 피륙을 한 번 접은 만큼의 길이를 말해요. 예를 들면 '비단 열 끗' '무명 열다섯 끗' '그 장롱 안에는 열 끗 정도의 피륙이 들어 있었다'와 같이 쓰이지요. '끗'과 같이 정확하게 수치화하기 어려운 우리말 단위로는 '뼘, 폭' 등이 있지요. '한 끗'이란 근소한 차이나 간격이 있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우리가 한 끗 차이로 이겼다'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어요.

예시
류덕엽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