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최의창의 스포츠 인문학] 손기정이 올림픽서 받은 그리스 투구, 50년 만에 돌려받은 이유는?
입력 : 2019.03.05 03:00
스포츠유산
지난 1일은 3·1 운동 100주년이었습니다. 스포츠계에도 암울한 일제 강점기에 우리 민족의 긍지를 높여준 손기정(1912~ 2002) 선생이 계셨죠. 그런데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된 기원전 6세기경 그리스 청동 투구〈사진〉가 손기정 선생 것이었다는 이야기를 아는 학생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이 투구는 1975년 독일 베를린 샤로텐부르그박물관에서 발견됐어요. 설명판에는 '그리스 코린트 시대의 투구/ 마라톤 승자를 위해 아테네의 브라디니 신문사가 제공한 기념상/ 제11회 베를린 올림픽 1936년/ 손기테이(손기정의 일본어 표기)/ 일본/ 2시간 29분 19초'라고 독일어로 쓰여 있었죠. 이 투구는 손기정 선생이 1936년 제11회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뒤 메달과 함께 부상으로 받게 되어 있었지만, 당시 손 선수에게 전달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베를린에 남아 있었죠.
이 투구는 1975년 독일 베를린 샤로텐부르그박물관에서 발견됐어요. 설명판에는 '그리스 코린트 시대의 투구/ 마라톤 승자를 위해 아테네의 브라디니 신문사가 제공한 기념상/ 제11회 베를린 올림픽 1936년/ 손기테이(손기정의 일본어 표기)/ 일본/ 2시간 29분 19초'라고 독일어로 쓰여 있었죠. 이 투구는 손기정 선생이 1936년 제11회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뒤 메달과 함께 부상으로 받게 되어 있었지만, 당시 손 선수에게 전달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베를린에 남아 있었죠.
- ▲ /국립중앙박물관
어떤가요? '투구' 하나에 얽힌 사연이 참 많지요. 그런데 손기정 선생이 우승할 당시 신고 뛰었던 신발은 어디에 있을까요. 손환 중앙대 체육교육과 교수에 따르면 이 신발은 미국 마라토너 존 켈리가 가져갔다고 합니다. 한국에 손기정 선생의 신발이 없죠.
스포츠는 단순히 화젯거리를 넘어 역사적, 문화적 유산을 남깁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고 지키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 곁을 떠나가고 맙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에서 세계의 시선을 모은 굴렁쇠 소년의 굴렁쇠, IMF 구제 금융으로 나라가 한참 힘들던 1998년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세리의 골프채,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최초의 금메달을 딸 때 신었던 김연아의 스케이트화는 이제 근대 문화유산으로 인정받고 있죠. 스포츠 유산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은 이렇듯 역사를 올바로 바라보고 국민적 자긍심을 높이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작년 '스포츠유산과'를 신설해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유산 창출 및 계승에 관한 업무를 맡도록 하고 있도록 했어요. 당장의 성공뿐 아니라 수십, 수백 년 뒤에 문화유산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국가 차원에서 깨달은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