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77] '흐리멍덩'과 '흐리멍텅'
입력 : 2019.02.28 03:00
한 정당의 대변인이 "혈세에 대한 정부·여당의 관념이 흐리멍텅하다"고 발표했어요.
위 내용에서 잘못 쓴 낱말을 찾아보세요. 우리가 잘못 쓰면서도 너무 익숙해서 잘 모르는 말 중 하나인데 바로 '흐리멍텅하다'예요. 표준어는 '흐리멍덩하다'입니다. 위 논평만이 아니라 '흐리멍텅'으로 잘못 쓴 예가 무척 많아요.
위 내용에서 잘못 쓴 낱말을 찾아보세요. 우리가 잘못 쓰면서도 너무 익숙해서 잘 모르는 말 중 하나인데 바로 '흐리멍텅하다'예요. 표준어는 '흐리멍덩하다'입니다. 위 논평만이 아니라 '흐리멍텅'으로 잘못 쓴 예가 무척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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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정서용
어근이 '흐리멍덩'인 형용사 '흐리멍덩하다'는 다음과 같은 뜻이 있어요. 첫째 '정신이나 눈빛 등이 맑지 못하고 흐리다'는 뜻이에요. 예를 들면 "어제 밤늦게까지 컴퓨터 게임을 했더니 오전 내내 정신이 흐리멍덩하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둘째 '옳고 그름의 구별이나 하는 일이 아주 흐릿하여 분명하지 아니하다'는 뜻이에요. 셋째 '기억이 또렷하지 아니하고 흐릿하다'는 뜻이에요. 예를 들면 '간밤에 겪은 일들이 흐리멍덩하여 잘 떠오르지 않는다'와 같이 쓰여요. 넷째 '귀에 들리는 것이 또렷하지 못하고 희미하다'는 뜻이에요.
'흐리멍덩하다'를 '흐리멍텅하다'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 이유가 '멍텅구리'라는 단어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어요. 멍텅구리는 바닷물고기인 뚝지를 가리키는 말인데, 뚝지는 몸이 통통하고 못생긴 데다 동작마저 굼떠서 사람이 잡으러 다가가도 도망가지 않는다고 해요. 그래서 '멍텅구리'는 아둔하고 어리석은 사람을 놀리는 말로 쓰이고 있지요. 이 '멍텅구리'에 쓰인 '멍텅' 때문에 '흐리멍텅하다'고 쓰는 게 아닐까 하는 추정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