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염증 일으키고 항생제로 쓰이죠… 병 주면서 약도 주는 곰팡이

입력 : 2019.02.15 03:07

나는 곰팡이다 -정다운 지음

책 속 일러스트
/너머학교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 없는 사람도 곰팡이와 같이 산 적은 있을 거예요. 곰팡이는 언제나 준비돼 있어서 식빵을 며칠만 내버려둬도, 과일 껍질을 소홀하게 버려둬도 금방 피어오르니까요. 징그럽기도 하고 묘하게 아름답기도 한 곰팡이는 때로 낯설고 기이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무척 익숙한 존재입니다. 바로 오늘 아침에 먹은 찌개에 들어 있었을지도 몰라요. 버섯도 곰팡이의 한 종류거든요.

과학은 우리의 일상을 잘 이해하게 도와줍니다. 이 과학책도 그렇죠. 식빵에 피어난 곰팡이, 버섯, 된장, 청량음료의 새큼한 맛, 병을 치료하는 항생제가 '곰팡이'라는 키워드로 연결돼 있어요. 우리는 곰팡이 없이 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랍니다.

이 책에서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순한 곰팡이 '아스퍼질러스 니둘란스'의 말을 들어보면 곰팡이가 우리에게 얼마나 유용한지 알 수 있어요. 우리는 거의 매일 곰팡이의 도움을 받아 맛있는 식사를 하지요. 발효가 꼭 필요한 된장·간장·고추장·치즈·알코올 음료뿐 아니라 갖가지 빵도 곰팡이가 없다면 만들어낼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한편으로 곰팡이는 우리를 죽이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요. 무좀이나 피부병, 염증은 그저 아플 뿐이지만 맥각이라는 곰팡이 독소는 심각한 장애를 불러오기도 해요. 곰팡이는 우리가 즐겨 먹는 식물에 큰 피해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맛있는 바나나의 한 종류인 '그로 미셸'을 멸종시킨 것도 곰팡이라지 뭐예요.

곰팡이를 잘 알게 되면 친하게 지낼 수 있어요. 잘 사귀면 좋은 점이 한둘이 아니죠. 지금도 수많은 과학자가 열심히 곰팡이와 씨름하고 있지요.


박사·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