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75] '봉오리'와 '봉우리'

입력 : 2019.02.14 03:00
요사이 추운 겨울에 피는 꽃으로 잘 알려진 동백꽃에 관한 기사가 눈에 띕니다. '수줍은 동백꽃 봉우리가 활짝''새해 맞은 동백꽃 봉우리'…

'파울라 모더존 베커'라는 화가에 관한 기사에는 '동백나무 가지를 든 자화상'이라는 그림을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썼어요. "동백꽃은 봉우리째 뚝 떨어지는 꽃이다."

위 글에 나오는 '봉우리'는 모두 '봉오리'를 잘못 쓴 말입니다. 그럼 '봉오리'와 '봉우리'는 어떻게 다른지 알아볼까요?

[예쁜 말 바른 말] [75] '봉오리'와 '봉우리'
/그림=정서용
먼저 '봉오리'는 '망울만 맺히고 아직 피지 아니한 꽃'을 뜻해요. '봉오리가 맺히다''이제 막 봉오리가 맺을락 말락 하는 할미꽃'과 같이 씁니다. '꽃봉오리'는 '봉오리'와 같은 뜻인데, 비유적으로 쓰일 때는 '희망에 가득 차고 장래가 기대되는 젊은 세대'라는 의미도 있어요. '어린이는 이 나라를 이끌고 갈 꽃봉오리며 기둥이다'와 같이 써요.

'봉우리'는 '산에서 뾰족하게 높이 솟은 부분'을 뜻해요. '산봉우리'도 같은 뜻이에요. '산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에 올랐다''눈이 하얗게 덮인 한라산 봉우리'처럼 써요. 또 '높은 수준이나 단계, 또는 그런 경지에 오른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도 씁니다. 예를 들면 '퇴계는 우리나라 유학의 큰 봉우리였다'가 있어요.

영어 낱말로 '봉오리'는 'bud'이며, '봉우리'는 'mountaintop, peak, the summit of a mountain'이라 할 수 있어요. 강원·경기·경상·전북·충청 등 일부 지역에서는 사투리로 '봉우리'를 '봉오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표준어는 아닙니다.

예시
류덕엽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