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최의창의 스포츠 인문학] 고대 그리스서 강조한 '아레테'… 기술·인격 모두 갖추자는 뜻이죠
입력 : 2019.01.29 03:00
스포츠와 인성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이자 실존주의 철학자 알베르 카뮈는 "나는 축구를 통해 인간의 도덕성과 의무에 대해서 가장 확실히 배웠다"고 했어요. 그는 대학 때까지 골키퍼로 뛰었어요. 스포츠가 자신의 인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줬는지를 고백한 거죠.
이렇게 스포츠를 하면 인성도 함께 성장한다고들 말합니다. 그런데 최근 어린 선수를 폭행하거나 승부를 조작하거나, 음주운전을 한 스포츠 선수들의 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어요. 그래서 의문이 듭니다. 스포츠가 인성을 길러준다는데, 나쁜 짓 하는 스포츠인들은 왜 계속 나오는 걸까요.
이렇게 스포츠를 하면 인성도 함께 성장한다고들 말합니다. 그런데 최근 어린 선수를 폭행하거나 승부를 조작하거나, 음주운전을 한 스포츠 선수들의 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어요. 그래서 의문이 듭니다. 스포츠가 인성을 길러준다는데, 나쁜 짓 하는 스포츠인들은 왜 계속 나오는 걸까요.
- ▲ 운동을 한다고 절로 인성이 좋아지지는 않아요. 운동 기술과 함께 스포츠맨십도 배워야 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반면, 캐나다의 카밀 교수는 고등학교 운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통해 전인적 발달을 이뤘다는 점을 확인했어요. 코티 교수 연구도 스포츠가 청소년들의 '5C'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걸 보여줬어요. 5C는 자신감, 자존감, 사람과 제도에 대한 긍정적 유대감,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력, 타인에 대한 배려 등이에요.
그래서 체육계에서는 "스포츠가 인성을 길러준다"는 말도 하지만, "스포츠는 인성을 드러낸다"는 표현도 많이 써요. 스포츠를 하는 것만으로 저절로 인성이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와 함께 인성 교육을 병행해야 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경기에서 이기는 것만을 목표로 훈련하고 시합하면 인성 함양에 효과가 없어요. 대표적으로 로마시대 검투사 싸움은 관중의 폭력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수단이었을 뿐이었죠.
고대 그리스에서는 운동선수들에게 '아레테(arete)'를 강조했다고 해요. 그리스어인 아레테는 '기술적 뛰어남'과 '인격적 훌륭함'이라는 두 가지 뜻을 모두 갖고 있어요. 선수들도 이를 이상으로 삼아 운동했죠.
스포츠가 인성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려면 올바른 스포츠 교육을 하는 게 중요해요. 1997년 시작되어 국제적 인지도가 높은 미국 유청소년 골프교육 '더 퍼스트 티(The First Tee)'는 7~18세까지 연령별 5단계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단계별로 골프의 기초기술을 배우면서 판단력, 용기, 인내심, 책임감, 자신감, 존중심, 스포츠맨십, 정직, 공정성 등 9개 핵심 가치를 함께 배우죠. 기술뿐 아니라 인성을 함께 키우기 위해서예요.
우리나라 K리그도 유소년 축구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어요. 초등학생이 기술과 함께 겸손·용기 등 16가지 덕목을 함께 익히도록 구성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