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최의창의 스포츠 인문학] 최근 육상팀 만든 교황청, 고대 올림픽은 '이교도 행사'라 반대했었죠
입력 : 2019.01.22 03:05
스포츠와 종교
지난 10일 로마 교황청이 사상 처음으로 스포츠팀을 만들었습니다. 사제, 수녀, 약사, 장애인 등 약 60명으로 구성된 육상팀〈사진〉입니다. 아마추어 수준이지만 기념 대회는 물론 정식 대회도 출전할 예정이에요. 이탈리아 육상연맹도 교황청팀을 공식 팀으로 인정했다고 해요.
로마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 시국(市國)의 인구는 약 1000명이에요. 교황청의 팀 창설이 주목받는 이유는 운동과 기독교의 역사 때문이에요. 고대 올림픽을 폐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게 기독교였거든요.
로마 교황청이 있는 바티칸 시국(市國)의 인구는 약 1000명이에요. 교황청의 팀 창설이 주목받는 이유는 운동과 기독교의 역사 때문이에요. 고대 올림픽을 폐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게 기독교였거든요.
- ▲ /EPA 연합뉴스
그런데 고대 올림픽 경기의 '종교적' 부분이 문제가 됩니다. 로마제국의 황제 테오도시우스 1세는 392년 국교로 기독교를 채택합니다. 기독교 입장에서 보면 올림픽 행사는 이교도의 신을 섬기는 행사였어요. 테오도시우스 황제는 393년 고대 올림픽을 폐지합니다.
올림픽은 1896년 프랑스 쿠베르탱 남작이 제1회 아테네올림픽을 부활시킬 때까지 1500년간 역사에서 사라지죠. 그런 교황청이 20세기 들어 스포츠에 대한 입장을 조금씩 바꿨고 그게 최근 육상팀 창설로 결실을 보았어요.
사실 현대에도 몇몇 종교는 스포츠와 부딪히는 부분이 있어요. 소수이긴 하지만 기독교인 일부는 요가에 힌두교 철학이 깃들어 있다는 이유로 요가를 하지 않아요. 불교 신자 일부는 태권도나 K-1 같은 격투기를 멀리하지요.
또 이슬람교는 운동 자체는 허용하지만, 종교 교리를 철저히 따라야 해요. 이슬람 신자는 1년 중 약 한 달간 진행되는 라마단(이슬람 달력에서 아홉째 달) 기간에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금식을 해야 해요. 2014년 브라질월드컵, 2016년 리우올림픽과 라마단이 겹쳤는데, 이슬람 선수 대부분이 경기력이 떨어지는 걸 감수하고 금식을 했어요.
이슬람 교리에 따르면 여성은 공공장소에서는 머리와 목을 가리는 '히잡(hijab·아랍어로 '가리다'라는 뜻)'을 써야 해요. 국제역도연맹(IWF)은 2011년, 국제축구연맹(FIFA)은 2014년에 히잡을 착용하고 경기를 할 수 있게 허용했어요. 이집트 역도 선수 사라 아흐메드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 최초의 중동 출신 여성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어요.
큰 틀에서 스포츠와 종교의 관계는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어요. 종교적 이유로 스포츠를 금지했던 시절을 지나 스포츠와 종교가 함께 황금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