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지난해 보도되었던 몇 언론사의 기사 내용의 일부입니다.

"방탄소년단은 꿈에 그리던 미국 뉴욕 스타디움 입성을 앞두고 더욱 만발의 준비를 하며 기대감이 부풀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 춘천시가 겨울철 폭설로 인한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절기 도로 제설에 만발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위 밑줄 친 '만발의 준비'는 모두 잘못 쓴 말입니다. '만발'을 '만반'으로 바로잡아야 해요. '만반(萬般)'이란 '마련할 수 있는 모든 것''갖출 수 있는 모든 사항''여러 가지의 전부(全部)'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영어로는 'all things' 'all kinds'에 해당하지요. "만반의 태세를 갖추다" "다음 날 있을 콘서트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치다" "건조한 날씨에 산불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반의 대비를 하였다"와 같이 쓸 수 있어요.

위에 언급했듯이 기자들조차 잘못 쓸 정도로 많은 사람이 '만반'을 잘못 쓰고 있는 '만발'은 무슨 뜻인지 알아볼까요?

'만발(滿發)'은 '많은 꽃이 한꺼번에 활짝 다 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면 "봄이 되면 들에는 개나리, 산에는 진달래가 만발할 것이다"와 같이 쓸 수 있지요. 이 뜻으로 쓰이는 비슷한 말로는 만개(滿開)가 있어요.

만발의 다른 뜻은 '웃음이나 이야기 따위가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에요. "'화목한 가정'이라 하면 웃음꽃이 만발한 가족의 모습이 떠올라요" 같이요.

〈예시〉

― 새해 정부는 대한민국의 경제 활력과 민생 안전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언제라도 출동할 수 있도록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대기하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을 앞두고 혼선을 줄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5년 만에 동생이 태어나니 집안에 웃음꽃이 만발했다.

―한 정치인의 행보에 온갖 추측이 만발하고 있다.

―"BTS 제이홉-지민 '꽃미소 만발'"이라는 사진 기사가 실렸다.

―마흔이 다 된 고모가 뒤늦게 결혼을 한다니 할머니 얼굴에 미소가 만발했다.

―몇 년 전 뉴욕대 졸업식에서 했던 배우 로버트 드니로의 축사가 한동안 화제 만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