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최의창의 스포츠 인문학] 필 잭슨, 퍼거슨, 박항서… 명감독의 '7가지 비밀'은?

입력 : 2019.01.08 03:05

감독과 리더십

지난 12월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2018 스즈키컵에서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어요. 평범한 팀을 맡아 1년 반 만에 동남아시아 최강팀으로 성장시켰죠. 박항서 감독이 선수들을 자녀같이 대하고 항상 솔선수범하는 아빠 같은 모습이라 '파파' 리더십이라는 별명도 얻었어요.

국가와 기업부터 학교와 집까지 크고 작은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어떤 자질을 지니고 있느냐에 따라 조직의 성패가 갈려요. 그래서 사람들은 리더십을 기르기 위해 '맹자' '군주론' 같은 고전을 읽어요.

외국에서는 스포츠 감독이 보여주는 리더십도 연구해요.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고 뛰어난 성적을 거둔 감독이 보여준 리더십은 기업 경영이나 자기 계발에도 적용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에요.
박항서(왼쪽에서 둘째)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몸을 푸는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어요. 그는 베트남을 스즈키컵 우승으로 이끌며 리더십을 보여줬어요.
박항서(왼쪽에서 둘째)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몸을 푸는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어요. 그는 베트남을 스즈키컵 우승으로 이끌며 리더십을 보여줬어요. /연합뉴스
대표적으로 미국 농구 NBA 감독 필 잭슨과 존 우든이 유명하죠. 필 잭슨은 1990년대 시카고불스와 2000년대 LA레이커스 두 팀을 이끌며 NBA 사상 최다인 11회 우승을 일궜어요. 마이클 조던 같은 농구 천재가 독단적으로 경기를 펼치지 않고 다른 선수들과 협심하여 한 팀으로서 우승을 이뤄냈지요.

존 우든은 이에 앞서 아마추어 리그인 미국대학스포츠연맹(NCAA) 농구대회 10회 우승을 이뤄내고 '우든의 리더십'이란 책을 냈어요. 그는 "준비에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다"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다" 같은 어록으로도 유명해요.

축구에서는 박지성 선수의 스승인 알렉스 퍼거슨 경을 꼽을 수 있어요. '나의 이야기'라는 책을 냈죠. 그는 26년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면서 프리미어 리그 13회, 유럽 챔피언스 리그 2회 우승을 했죠. 데이비드 베컴, 웨인 루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박지성 등 여러 스타를 발굴했어요. 그는 정글 같은 축구장에서 개성 넘치는 11명의 선수가 한 몸처럼 움직이도록 했죠.

야구에서는 우리나라의 김응용 감독이 있어요. 김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 감독으로 9번, 삼성 라이온즈 감독으로 1번, 총 10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냈어요. 한국 프로야구 감독 최다승 기록도 갖고 있죠. 무뚝뚝하고 큰 덩치와는 달리 비상한 전술 전략을 구사하며 "곰 같은 여우"라는 별명을 얻었죠.

스포츠 리더십 전문가인 제프 젠센과 그렉 대일은 성공하는 감독들이 지닌 핵심 자질을 7C로 정리했어요. 인성(character), 재능(competence), 헌신(commitment), 배려(caring), 자신감(confidence), 소통(communication), 일관성(consistence)을 뜻해요. 스포츠팀 감독뿐 아니라 리더가 되고픈 모두에게 해당되는 덕목이겠죠. 리더십의 핵심은 매 순간 이런 자질을 갖추려고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것 아닐까요.



최의창·서울대 체육교육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