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숨어 있는 세계사] '흑묘백묘론'으로 성장 이끈 中 개혁·개방의 설계자
입력 : 2019.01.04 03:00
[덩샤오핑(鄧小平)]
공산주의 이념보다 경제 성장 중시… 직접 美·日 방문해 시장경제 도입
최근 개혁·개방 연표에 鄧 언급 줄고 시진핑 강조해 공을 돌리고 있대요
지난달 18일 중국에서는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이해 시진핑(習近平·66) 주석이 기념 연설을 했어요.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개혁·개방 40년 연표'를 보도했어요. 1978년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의 개혁·개방 정책 선포부터 2018년 11월까지 일어났던 중요한 사건들을 정리한 것이지요.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이 중국에 사회주의 국가를 세웠다면 덩샤오핑은 사회주의에 시장경제를 도입해 국가를 발전시켰어요. 지금 중국이 미국에 이어 '주요 2국'(G2)이라고 떵떵거릴 수 있는 이유는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 덕이죠. 지난 40년 동안 중국은 연평균 9.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어요. 40년 전으로 돌아가 개혁·개방 정책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알아볼게요.
◇대약진 운동의 대실패
1950년대 말부터 1960년 초까지 마오쩌둥은 '대약진 운동'을 폈어요. 중공업에 우선적으로 투자해 경제·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것이었죠. 그렇지만 중공업 우선주의 때문에 생필품을 생산하는 경공업은 쇠퇴했어요. 함께 밭을 일궈 결과물을 똑같이 나누는 방식의 공산주의식 농업 때문에 농민은 열심히 일하지 않았어요. 대약진 운동 기간 중국은 식량도, 생필품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가뭄까지 겹치면서 3000만명 이상이 굶어 죽기도 했어요.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이 중국에 사회주의 국가를 세웠다면 덩샤오핑은 사회주의에 시장경제를 도입해 국가를 발전시켰어요. 지금 중국이 미국에 이어 '주요 2국'(G2)이라고 떵떵거릴 수 있는 이유는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 덕이죠. 지난 40년 동안 중국은 연평균 9.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어요. 40년 전으로 돌아가 개혁·개방 정책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알아볼게요.
◇대약진 운동의 대실패
1950년대 말부터 1960년 초까지 마오쩌둥은 '대약진 운동'을 폈어요. 중공업에 우선적으로 투자해 경제·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것이었죠. 그렇지만 중공업 우선주의 때문에 생필품을 생산하는 경공업은 쇠퇴했어요. 함께 밭을 일궈 결과물을 똑같이 나누는 방식의 공산주의식 농업 때문에 농민은 열심히 일하지 않았어요. 대약진 운동 기간 중국은 식량도, 생필품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가뭄까지 겹치면서 3000만명 이상이 굶어 죽기도 했어요.
- ▲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 시민들이 덩샤오핑이 그려진 간판 앞을 지나가고 있어요. 간판 왼쪽 위에“당의 기본 노선을 유지하며 100년 동안 흔들리지 말자”고 적혀 있어요. 개혁·개방 정책을 계속 펼쳐 경제 발전을 이루자는 뜻이지요. 선전은 덩샤오핑이 경제특구로 지정하면서 빠르게 성장했어요. /조선일보 DB
◇덩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은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과 '선부론(先富論)'으로 요약돼요. '흑묘백묘론'은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라는 뜻이에요. 즉,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국민을 잘살게 하면 된다는 말이에요. 그는 자본주의적 시장경제를 도입해 생산력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했어요.
'선부론'은 "일부 사람을 먼저 부유하게 하라"는 뜻이에요. 돈을 투자할 대상과 지역에 우선순위를 정한 것이에요. 모두가 균등하게 부를 나눠 갖는 공산주의식 평등주의를 극복하겠다는 거예요. 능력 있는 일부 엘리트가 먼저 부자가 되고, 이들이 가난한 사람을 도우면 된다는 거죠. 지역적으론 무역이 쉬운 동남 연해 도시부터 개발한다는 방침이었고요.
농촌에서도 실패한 공산주의식 공동 생산, 공동 분배 정책을 폐기했어요. 각자 농사를 짓고 의무 할당량을 나라에 낸 뒤 나머지 수확물은 농민이 갖도록 했어요. 농민이 열심히 일할 이유가 생기면서 생산량도 늘기 시작했어요. 도시에서는 경제특구 지역을 개방하고 해외 투자자들을 유치했어요.
이 과정에서 덩샤오핑은 중국의 주요 인재를 서유럽 5국으로 보내 자본주의 경제를 연구하고 중국 상황에 맞게 적용했어요. 덩샤오핑이 시장경제를 배우기 위해 직접 자본주의 선진국인 미국·일본 등을 방문하기도 했어요. 이념이나 정치적으론 대립했던 자본주의 국가와 협력을 마다하지 않았던 거죠. 이후 중국은 눈부시게 성장했어요.
◇새로운 '개혁·개방'이 필요한 중국
현재 중국은 미국의 패권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했어요. GDP(국내총생산) 규모가 세계 2위예요. 하지만 최근 미국과의 무역 전쟁, 빈부 격차, 국가 부채, 인터넷 통제 등 경제 성장의 이면인 여러 문제도 드러나고 있어요.
특히 중국은 작년 3월에는 헌법을 개정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연임 제한을 없애고 헌법에 '시진핑의 신시대'를 명시했어요. 덩샤오핑은 마오쩌둥과 같은 독단적 지도자를 막기 위해 국가주석의 임기를 10년으로 제한하고 개인숭배를 금지했어요. 그는 살아 생전 자신에 관련된 동상이나 포스터도 제작하지 못하게 했죠. 그런데 이게 뒤집힌 거예요.
당장 개혁·개방 40년의 성과가 시진핑의 공으로 돌아갔어요. 앞서 말한 개혁·개방 연표에 시진핑은 125번 나왔는데 덩샤오핑은 60번만 언급됐어요. 그동안 중국이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라고 추앙했던 움직임과 대조적이에요. 현재 지도자인 시진핑의 업적을 더욱 부각하는 것이죠. 중국은 이제 새로운 개혁·개방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