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음식] 伊 나폴리서 2100년 전부터 양식… 겨울 굴은 '꿀'이라 부르기도 해요
입력 : 2019.01.02 03:00
굴
서양 사람들은 굴을 '바다의 우유'라고 부릅니다. 요즘 나오는 굴을 먹어 보면 서양 사람들이 왜 그렇게 부르는지 알 것 같아요. 제철을 맞아 통통하게 살찐 굴의 속살이 우유처럼 뽀얗기도 하지만 맛도 우유처럼 고소하거든요.
굴은 추운 한겨울에 가장 맛있습니다. 바닷물이 차가울수록 살은 탱탱해지고 감칠맛도 진해지거든요. 그래서 경남 통영과 거제, 전남 고흥 등 굴 양식을 많이 하는 지역에서는 겨울 굴을 '꿀'이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굴은 추운 한겨울에 가장 맛있습니다. 바닷물이 차가울수록 살은 탱탱해지고 감칠맛도 진해지거든요. 그래서 경남 통영과 거제, 전남 고흥 등 굴 양식을 많이 하는 지역에서는 겨울 굴을 '꿀'이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 ▲ /김종연 기자
이처럼 맛도 영양도 뛰어난 굴을 우리 인간이 오래전부터 즐겨 먹은 건 어쩌면 당연하겠지요. 서양에선 기원전 1세기부터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굴을 양식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한반도에서는 선사시대 때부터 사랑받아왔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먹고 버린 조개껍데기가 쌓여 생긴 패총(貝塚)에서 가장 많이 출토되는 조개가 바로 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굴을 오래전부터 먹어온 만큼 조리법도 회·구이·밥·죽 등 다양하게 발달했어요. 조선 후기 실학자 이익은 성호전집(星湖全集)에 굴을 순무에 잘게 섞어 김치를 만들어서 술안주로 먹었다고 썼습니다. 1924년 발간된 한식 요리책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굴밥, 굴김치, 굴장아찌, 굴전, 굴회가 등장합니다.
굴은 1887년 전남 고흥에서 양식을 시작하고, 1960년대 경남 통영에서 양식이 본격화됐어요. 덕분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식재료가 됐죠. 특히 고흥과 통영에서는 다양한 굴 요리가 발달했어요. 고흥의 다양한 굴 음식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는 게 '피굴'입니다. 굴을 껍데기째 끓여 뽀얗게 국물을 우려낸 다른 지역에는 없는 독특한 고흥만의 향토 요리입니다. 통영에선 설날 떡국에 굴을 넣어 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