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나해란의 뇌과학 교실] 초콜릿… 한 조각 먹으면 '약', 과하면 '독' 될 수 있어요

입력 : 2018.12.26 03:00

뇌와 카페인

아침에 눈 뜨면서 산타 할아버지가 어떤 선물을 갖다 놓으셨는지 궁금했던 친구도 있겠죠. 크리스마스에는 친구들이나 가족끼리 모여 초콜릿이나 초콜릿 케이크 같은 달콤한 음식을 많이 먹기 쉬워요.

하지만 콜라나 초콜릿을 너무 많이 먹으면 어린이나 청소년 뇌에는 좋지 않아요. 이가 썩기 쉬울 뿐 아니라 뇌에 영향을 주는 물질인 카페인이 들어 있어서예요. 카페인은 콜라 등 탄산음료뿐 아니라 초콜릿에도 들어 있어요. 어른들이 자주 마시는 커피와 홍차·녹차에도 들어 있고요.

카페인은 뇌를 자극하는 역할을 한답니다. 약간의 카페인을 먹는 건 정신을 맑게 하고 잠을 깨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요. 우울한 기분이 사라지기도 하고요. 공부할 때 초콜릿을 한 조각 먹으면 잠도 깨고 피로를 풀어줍니다. 카페인의 뇌 자극 효과 때문에 특정 병을 앓는 환자들에게는 치료약으로 쓰기도 해요.

[나해란의 뇌과학 교실] 초콜릿… 한 조각 먹으면 '약', 과하면 '독' 될 수 있어요
/게티이미지뱅크
그런데도 카페인이 어린이나 청소년 뇌에 나쁜 이유가 무엇일까요? 카페인 섭취량이 너무 많아지면 뇌가 과도하게 흥분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면 온몸이 바짝 긴장 상태가 돼요. 심장이 빨리 뛰고 입도 바짝 마른답니다. 집중이 잘되기는커녕 예민해지고 불안해지기 쉬워요. 밤에 잠을 못 자는 건 당연하고요.

어린이나 청소년의 뇌는 카페인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고 해요. 어른들은 이미 뇌가 다 자라 커피나 콜라를 많이 마셔도 뇌 발달에는 영향이 없어요. 그렇지만 어린이와 청소년은 아직 뇌가 계속 성장하고 있어요.

뇌는 성장하면서 세포 사이에 신호를 주고받는 연락망이 점점 촘촘해져요. 세포들끼리 연락이 잘되니 주변 상황을 잘 파악하는 성숙한 뇌로 바뀐답니다. 특히 고위 능력을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변한다고 해요. 뇌가 성장을 마치기 전에 카페인을 너무 자주, 많이 섭취하면 창의적이고 성숙한 뇌로 성장하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답니다.

커피에는 초콜릿보다 더 많은 카페인이 들어 있어요. 잠이 잘 깨지 않는 아침이나 나른한 점심 후 에너지를 충전해 바짝 일을 하려고 커피를 마시는 이유지요. 카페인은 중독성도 있어요. 매일 커피를 마시다 보면 '커피 한 잔 안 마시면 일하기 어렵다'고 느낄 수 있지요.

그래서 부모님은 어린이들에게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하는 거예요. 콜라나 초콜릿도 너무 많이 먹으면 마찬가지인 거고요.

어린이가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도 있어요.

달콤한 것들엔 카페인이 많이 들어 있어요. 콜라 1캔(250mL)에는 23㎎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고 해요. 또 녹차 맛 아이스크림 100g엔 100㎎의 카페인이 들어 있어요. 그래서 초콜릿, 콜라, 녹차 아이스크림 등 카페인이 있는 음식들을 이것저것 같이 먹으면 캔커피(40~180mg) 한 잔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할 수 있어요. 초등학교 고학년도 콜라를 두 캔 이상 마시는 것은 좋지 않아요.



나해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