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거대한 뱀이 땅을 이고 있다? 옛사람이 상상한 지구의 모습

입력 : 2018.12.11 03:00

신화부터 과학까지 지구를 상상하다
-기욤 뒤프라

지금은 누구나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지구라는 별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그 표면에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는 우리가 실감하긴 어렵지만, 우주선이 우주에서 찍어서 보내준 사진들은 지구의 둥근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지요. 그렇다면 우주선을 만들기 전, 사람들은 지구를 어떻게 상상했을까요? 이 책에는 사람들이 상상한 지구의 온갖 모습이 들어차 있습니다.

우주가 무언가의 위에 얹혀 있다고 상상했던 사람들은 온갖 동물을 그 자리에 놓았어요. 아프리카의 폰족은 '아이도 흐웨도'라는 거대한 뱀이 붉은 원숭이가 밤낮으로 철막대에 꽂아서 가지고 오는 음식을 먹으며 지구를 이고 있다고 상상했어요.

'신화부터 과학까지 지구를 상상하다'
/미세기
폰족뿐 아니에요. 물고기, 알, 물소의 뿔, 기둥, 코끼리, 거북, 파란 황소…. 전 세계 수많은 민족이 갖가지 동물이 지구를 이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지진이나 화산 폭발은 그 동물들이 꿈틀댄 탓이라고 여겼죠.

지구가 직사각형 모양으로 거대한 상자에 담겨 있다고 생각한 민족, 십자가 모양이라는 민족, 원 모양이라는 민족, 엎어 놓은 사발 모양이라는 민족, 볼록렌즈 모양이라는 민족도 있었어요. 사람들이 상상한 모양은 달랐지만, 그 한가운데 자신들이 살고 있는 땅이 있다고 믿은 것은 공통적이었어요. 캘리포니아의 아추마위족은 '아포나하'라는 누에가 신의 도움으로 앞을 보게 된 뒤 거품을 삼각형 모양의 섬으로 바꾸었다고 믿었지요.

지구의 분명한 모습이 밝혀진 건 20세기 들어서예요. 이 책은 온갖 지구의 모습을 그리고 그 위에 다양한 모양과 사이즈의 종이를 겹쳐 붙여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옛사람들의 재미난 상상력을 입체적으로 구성한 책이에요.



박사·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