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숨어있는 세계사] 러시아·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분쟁에 종교도 분열 위기
입력 : 2018.11.23 03:05
동방정교회
러시아 정교회가 지난 15일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청'과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발표했어요. 콘스탄티노플은 터키 이스탄불의 옛 이름이에요.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는 동방정교회(Eastern Orthodox Church)를 대표하는 교구이지요. 로마 교구가 가톨릭 전체를 대표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동방정교회는 정확히 어떤 종교일까요? 또 러시아 정교회는 왜 동방정교회에서 갈라져 나오겠다고 선언한 걸까요?
◇기독교의 동서 분열
기독교는 다양한 종파로 나뉘어 있어요. 그중에서도 가톨릭, 개신교, 동방정교회가 3대 종파로 꼽힌답니다. 신도 수를 살펴보면 가톨릭은 12억명, 개신교는 9억명, 동방정교회는 2억명 이상이 믿고 있다고 해요. 하지만 11세기까지는 이들 모두가 하나의 종교였어요. 4세기 말 로마제국이 동서로 분열되면서 첫 번째 대분열이 시작됐지요.
당시 서로마 제국은 로마를 중심으로, 비잔티움 제국(동로마 제국)은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으로 돌아갔어요. 두 도시는 각각 두 제국의 중심일 뿐 아니라 종교의 중심이기도 했어요. 로마와 콘스탄티노플은 둘 다 기독교 5대 교구에 들어가는 중요한 곳이었거든요. 시간이 흐르면서 두 도시 사이에는 언어적·문화적 차이가 점점 벌어졌어요.
그런데 동방정교회는 정확히 어떤 종교일까요? 또 러시아 정교회는 왜 동방정교회에서 갈라져 나오겠다고 선언한 걸까요?
◇기독교의 동서 분열
기독교는 다양한 종파로 나뉘어 있어요. 그중에서도 가톨릭, 개신교, 동방정교회가 3대 종파로 꼽힌답니다. 신도 수를 살펴보면 가톨릭은 12억명, 개신교는 9억명, 동방정교회는 2억명 이상이 믿고 있다고 해요. 하지만 11세기까지는 이들 모두가 하나의 종교였어요. 4세기 말 로마제국이 동서로 분열되면서 첫 번째 대분열이 시작됐지요.
당시 서로마 제국은 로마를 중심으로, 비잔티움 제국(동로마 제국)은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으로 돌아갔어요. 두 도시는 각각 두 제국의 중심일 뿐 아니라 종교의 중심이기도 했어요. 로마와 콘스탄티노플은 둘 다 기독교 5대 교구에 들어가는 중요한 곳이었거든요. 시간이 흐르면서 두 도시 사이에는 언어적·문화적 차이가 점점 벌어졌어요.
- ▲ 러시아 정교회 수장인 키릴(왼쪽) 총대주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란히 서 있어요. 현재 러시아 국민 대다수는 러시아 정교회 신자예요. 4세기 말 로마제국은 동서로 분열돼 각각 로마와 콘스탄티노플 중심으로 돌아갔어요. 지도에 표시된 두 도시는 기독교 5대 교구에 들어가는 중요한 곳이었죠. /게티이미지코리아
로마 교구와 콘스탄티노플 교구는 서기 726년 '성상 파괴령'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대립하기 시작했어요. 그때 비잔티움 제국의 황제 레오 3세는 "성상 숭배는 우상 숭배"라면서 제국 안의 모든 성상을 파괴하라는 명령을 내렸어요. 로마 교황은 반발했어요. 로마 교구는 게르만족에 기독교를 전파하기 위해 그리스도와 성인을 그린 그림이나 성상(조각)을 사용하는 걸 공식 인정하고 있었거든요.
로마와 콘스탄티노플은 대립을 계속하다 서기 1054년에 정식으로 갈라섰어요. 지중해를 기준으로 서쪽 지역에는 로마 가톨릭이, 동쪽에는 동방정교회가 들어섰지요. 이처럼 로마 가톨릭과 동방정교회가 나뉜 데 이어, 1517년에 유럽에서 종교개혁이 일어나 로마 가톨릭에서 개신교가 갈라져 나온답니다.
◇키예프 공국의 개종
서기 980년 블라디미르 1세가 키예프 공국의 최고 지도자가 됐어요. 그는 정치를 안정시키기 위해 종교를 통일하기로 마음먹었죠. 키예프 공국에서 국교를 어떻게 정할지 고심하고 있을 때, 때마침 남쪽 비잔티움 제국에서 반역이 일어났어요. 비잔티움 제국의 황제 바실리우스 2세는 북쪽 키예프 공국에 "반란을 다스릴 수 있게 군사를 빌려주면, 황제의 여동생 안나를 키예프 공국으로 시집보내겠다"고 제안했어요. 블라디미르 1세에겐 권력을 강화시킬 좋은 기회였어요. 블라디미르 1세는 군사 약 6000명을 비잔티움 제국에 보내 반란군을 진압했어요.
바실리우스 2세는 위기에서 벗어나자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 했어요. 블라디미르 1세는 화가 나서 "약속대로 동생 안나를 아내로 주지 않으면 콘스탄티노플로 쳐들어가겠다"고 위협했어요. 바실리우스 2세는 "안나는 동방정교회 신자라, 이교도와 결혼할 수 없다"고 맞섰지요. 결국 블라디미르 1세는 동방정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비잔티움 제국의 황녀와 결혼한 뒤 동방정교회를 키예프 공국의 국교로 정했어요.
이후 키예프 공국은 비잔티움 제국의 영향을 받아 문화를 발전시켜요. 키릴 문자로 쓰인 성서와 종교 관련 서적들도 들어왔어요. 키릴 문자는 동방정교회가 선교를 위해 만든 '그라고르 문자'를 발전시킨 것인데, 현재 러시아에서 쓰는 문자가 바로 이 키릴 문자의 영향을 받았어요. 동방정교회는 러시아 전역으로 뻗어나갔어요.
13세기에 몽골이 침략하면서 240년간 러시아 지역의 정교회 신앙은 잠시 쇠퇴했어요. 그래도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이 정교회 신앙을 간직했어요. 몽골이 물러가고 비잔티움 제국이 쇠락한 뒤, 러시아 정교회가 동방정교회의 기둥으로 우뚝 섰어요. 20세기 들어 사회주의 정권이 러시아 정교회를 박해하기도 했지만, 지금도 많은 러시아 국민이 신앙심을 갖고 있어요.
◇국제정치가 몰고 온 갈등
하지만 지금도 종교가 정치의 영향에서 아주 자유로울 순 없는가 봐요. 특히 최근의 국제 정세가 동방정교회 내부에 파란을 몰고 왔어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병합했어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우크라이나 정교회가 러시아 정교회에서 독립하겠다고 했어요.
동방정교회의 수장인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가 이를 인정했지요. 그러자 이번엔 러시아 정교회가 반발해서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구와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나선 거예요. 러시아 정교회가 동방정교회와 갈라선다는 건 동방정교회가 둘로 쪼개진다는 뜻이죠. 기독교 역사에 중요한 분기점이 온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