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밌다, 이 책!] 동물마다 다른 개성과 특징… 인생의 중요한 가치와 연결

입력 : 2018.11.16 03:02

동물에게 배우는 생존의 지혜
ㅡ송태준

영화 '쿵푸팬더'에는 주인공 포의 동료들이 등장합니다. 이름하여 '무적의 5인방'이죠. 포가 판다라는 동물인 것처럼, 무적의 5인방 역시 모두 동물들입니다. 호랑이 타이그리스, 원숭이 몽키, 뱀 바이퍼, 학 크레인, 사마귀 맨티스. 이들은 각자 동물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대표하는 권법을 하나씩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이 수련한 호권, 원숭이권, 사권, 학권, 당랑권은 실제 쿵후에 있는 권법이라고 하죠. '동물에게 배우는 생존의 지혜'는 '쿵푸팬더'에서 영감을 얻어 쓴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한 편의 영화가 던져준 멋지고 흥미로운 상상력은 영화를 본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끝없이 상상이 펼쳐지도록 만듭니다.

[재밌다, 이 책!] 동물마다 다른 개성과 특징… 인생의 중요한 가치와 연결
자칭 '동물 덕후'라는 저자는 128가지 동물에 대한 이야기를 펼칩니다. 각각의 동물에 대한 대표적인 습성과 특징들을 흥미롭게 설명하는데요, 그런데 이 책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가령 상어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이렇게 갈무리합니다.

"상어는 몸의 대부분이 연골로 이루어져 있어서 이빨과 턱만 화석으로 남는다고 합니다. 상어가 생전에 가라앉지 않으려고 수없이 헤엄쳤던 몸뚱이는 상어의 역사 속에 남지 못하는 것이지요. 비록 여러분도 자신의 피땀 어린 노력을 사람들이 알아주지 못하더라도 섭섭해하지는 마세요. 숨겨진 노력은 당신 스스로가 알아줄 때 진정한 가치를 가지니까요."

인간으로서 가져야 마땅할 덕목들과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들을 이렇게 동물들의 특징과 하나하나 연결해 내고 있는데요, 이런 저자의 상상력은 매우 풍성하고 놀랍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동물에게 배우는 생존의 지혜'는 우리 아이들에게 '생각의 쿵푸 권법'을 전수하는 책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쿵푸팬더'에 등장하는 사부(師父) '우그웨이'가 써놓은 책이 있다면 딱 이런 내용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성신 출판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