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나해란의 뇌과학 교실] 몸 움직이면 도파민·세로토닌 분비… 의욕 북돋아주죠

입력 : 2018.11.14 03:00

운동과 뇌 활동

학교에 가면 언제 체육 시간이 오는지 기다리는 친구가 많지요. 교실에 앉아 있다가 몸을 움직이고 나면 기분이 상쾌해지니까요. 운동하면 뇌도 활발하게 움직인답니다. 한창 뛰어놀고 나면 다음 날 종아리가 단단해지는 것처럼, 운동을 하면 뇌세포도 더 굵어지고 튼튼해진다네요.

분명 몸만 움직였는데 왜 뇌세포가 튼튼해질까요? 몸을 쓰면 뇌세포가 쓸 수 있는 영양분도 늘어나기 때문이에요. 달리기할 때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숨이 차지요? 심장은 평소보다 훨씬 많은 피를 온몸에 보내려고 무척 바빠진답니다. 운동을 하면 뇌로 가는 피양도 늘어나는데 핏속에는 세포들의 영양분인 산소가 풍부해요. 이 때문에 뇌세포가 쓸 수 있는 에너지도 많아지는 거죠.

[나해란의 뇌과학 교실] 몸 움직이면 도파민·세로토닌 분비… 의욕 북돋아주죠
/게티이미지뱅크
그래서 운동하면 뇌 활동이 활발해져 집중력과 기억력이 더 좋아진답니다. 수영이나 달리기처럼 숨이 많이 차는 운동을 하면 온몸으로 가는 산소가 더 많이 필요해 뇌로 가는 혈액 순환도 더 늘어난다고 해요.

뇌는 호흡이나 체온 조절 등 생존에 필수적인 활동은 물론,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기분을 조절하는 기능까지 도맡아요. 심지어 잠을 잘 때조차도 1초도 쉬지 않고 일하죠. 폐나 심장보다도 더 많은 산소 에너지가 필요하답니다. 어른 뇌는 평균 1.2~1.4㎏으로 전체 몸무게의 2%밖에 되지 않지만 심장에서 온몸으로 보내는 피의 15%를 공급받아요.

뇌세포가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많아지면 손상된 뇌 신경세포도 회복됩니다. 뇌 부위 중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해마'라는 곳은 운동했을 때 더 도움을 많이 받아요. 해마는 예민해서 우울하거나 불안하면 세포들이 쪼그라들기도 해요. 그런데 꾸준히 운동하면 손상된 해마 세포가 다시 자라고 새로 생겨난다네요. 오랫동안 운동한 사람들의 뇌 사진을 보면 줄어들었던 해마 크기가 다시 커진다고도 해요.

운동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질 때가 있죠? 짜릿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도파민', 행복·안정감을 느끼게 해주는 '세로토닌' 같은 호르몬이 뇌에서 나오기 때문이에요. 이런 호르몬은 무언가 하고 싶다는 마음을 먹을 수 있게끔 의욕을 북돋아준답니다. 운동 후엔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편해지는 이유예요. 아주 격렬한 운동을 할 때 우리 몸은 이를 스트레스로 받아들이기도 해요. 그래서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해 '엔도르핀' 호르몬을 만들어내는데요. 엔도르핀은 통증을 없애는 '치유 호르몬'이라고 할 수 있어요. 슬픈 감정이나 불안감을 없애주지요.



나해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