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NIE] [이슈토론] 위험 지역 취재 중 피랍, 자기책임 논쟁

입력 : 2018.11.03 03:05

찬성 - "정부 권고 무시… 본인이 대가 치러야"
반대 - "기자의 본분… 비판 아닌 칭찬받아야"

야스다 준페이
/로이터 연합뉴스

언론 자유와 자기 책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요. 시리아에서 내전 피해 실태를 취재하다 2015년 6월 무장 단체에 의해 납치된 일본 언론인 야스다 준페이〈사진〉가 지난 25일 석방됐습니다. 이후 일본에선 기자의 자기책임론을 놓고 논란이 한창입니다. 3년 4개월의 '지옥' 같은 억류 생활을 마친 그에게 "무사해서 다행이다. 앞으로 더 큰 활약을 기대한다"는 격려도 있지만 "무리하게 분쟁 지역에 들어가 정부와 국민에게 폐를 끼쳤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기자직과 저널리즘의 본질과 관련된 사안이어서 세계 언론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자기책임론을 강조하는 측은 기자의 무리한 취재 때문에 국가가 불필요한 대가를 치렀다고 봅니다. 일본 정부는 내전이 격화된 시리아 전역에 대해 2011년부터 '피란 권고'를 내렸습니다. 그럼에도 야스다 기자는 시리아에 들어갔다가 납치됐고, 정부는 그를 구하기 위해 주변국의 도움을 받아가며 수차례 무장 단체와 협상했습니다. 몸값으로 거액을 지불했을 거란 보도도 있었습니다. 위험을 알고도 시리아에 간 이상, 구출 비용을 기자가 물어내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군요. 일본에선 지난 2004년에도 피란 권고가 내려진 이라크에서 납치된 언론인에 대해 거센 '자기책임론'이 있었습니다.

반대 입장은 이렇습니다. 알 권리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분쟁 지역에 들어가는 건 기자의 본분인 만큼 비판이 아니라 칭찬받을 행동이라는 겁니다. 기자들이 위축돼 위험 지역 취재를 꺼린다면 전쟁의 실상도 묻히겠죠? 이들은 또 "위험에 처한 자국민을 보호하는 건 국가의 당연한 의무"라고 말합니다. 우리 정부가 2011년 위험 지역에서 상행위를 하다 피랍된 삼호주얼리호를 '아덴만의 여명' 작전으로 구출했듯이 말입니다.

일본에서 이런 논란이 거센 건 어릴 때부터 "남에게 폐(메이와쿠·迷惑)를 끼쳐선 안 된다"고 가르치는 문화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위험 지역을 취재하다 피랍된 언론인의 자기책임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종원·NIE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