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음식] 몸 따뜻하게 하는 성질… 쌀쌀해지는 가을이 제철

입력 : 2018.10.31 03:00

대하

가을 식도락계 최고의 스타를 꼽으라면 단연 대하〈사진〉입니다. 대하를 실은 배가 태안, 외포, 소래, 보령 등 서해안 항구로 들어올 때 수협 위판장 중매인들이 우르르 몰려드는 모습은 마치 아이돌 스타를 둘러싼 10대 팬들처럼 보이죠.

대하(大蝦)는 몸집이 큰 새우라는 뜻의 이름입니다. 새우는 크기에 따라 소하(小蝦), 중하(中蝦), 대하로 나눕니다. 다 자란 뒤 몸길이가 20㎝를 넘으면 대하, 15㎝ 이하면 중하라고 합니다. 봄에 서해 얕은 바다로 나와 산란을 하고 가을이면 더 깊은 바다로 나갑니다. 이때가 가장 살이 오르고 맛이 좋은 철이죠.

대하
/게티이미지코리아
가을 대하를 높이 쳐주는 건 맛도 맛이지만, 대하가 한의학적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질을 지녀 날씨가 쌀쌀해지는 이맘때 먹어두면 이롭기 때문이에요. 콜레스테롤이 많다며 대하를 기피하는 이들도 없지 않습니다. 대하 100g당 대략 300㎎이니 적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대하에는 혈압을 안정시키고 체내 콜레스테롤 형성을 억제하는 타우린 성분도 많다니 병(病)과 약(藥)을 함께 품고 있는 셈입니다. 어떻게 먹어도 맛있지만 소금구이가 가장 인기입니다. 프라이팬에 굵은소금을 깔고 그 위에 구워냅니다. 가을 대하 자체의 달큰한 감칠맛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요리법이죠. 굽기 전 대가리는 미리 떼어 식당 주인에게 주면 튀겨다 줍니다. 고소하고 바삭하기가 '새우○' 과자는 비교도 되지 않죠.

대하는 몸이 투명하고 윤기가 돌면서 껍질이 단단해야 싱싱합니다. 머리와 꼬리도 제대로 붙어 있어야죠. 대하로 이름난 포구의 식당이나 수산시장에서는 자연산과 양식 새우 두 가지 다 있습니다. 당연히 자연산이 양식 새우보다 훨씬 비싸죠. 맛이나 영양에서는 둘이 크게 차이 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자연산은 잡으면 바로 죽어버리니, 팔딱팔딱 뛰는 새우를 먹고 싶다면 양식 새우를 선택해야 합니다. 자연산과 양식 새우를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수염입니다. 자연산은 수염이 길고, 양식 새우는 짧습니다. 몸 빛깔도 자연 대하는 우윳빛이 도는 밝은 회색인 반면 양식 새우는 검은빛이 돕니다. 같은 자연산 또는 양식 새우라도 성별에 따라 값이 차이 납니다. 암컷이 훨씬 커서 상품성이 높지요. 맛은 별 차이 없답니다. 암놈은 회색을 띠고, 수놈은 불그스름하고 몸집이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김성윤 음식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