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인물] 인류 최초는 이탈리아 메스너, 한국인은 故 박영석이 처음

입력 : 2018.10.17 03:05

히말라야 14좌 모두 오른 산악인들

산악인 김창호 대장이 지난 12일 밤 네팔 구르자히말 산에서 조난돼 숨졌어요. 그는 지난 2013년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에 오르며 한국인으로는 처음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무산소 등반했어요.

이 기록이 어떤 의미일까요? 히말라야 산맥에는 에베레스트를 포함해 해발 8000m가 넘는 봉우리가 14개 있어요. 이를 모두 오를 수 있는 사람은 전 세계에서도 많지 않아요. 높이 오를수록 공기가 희박해져 숨을 쉬기도 어렵죠. 무산소 등반은 이 봉우리들을 산소 탱크 없이 올랐다는 거예요. 모든 산악인의 존경을 살 만한 기록이죠.

그렇다면 인류 최초로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오른 사람은 누구일까요? 1986년 이탈리아의 라인홀트 메스너(Messner)입니다. 1970년에 처음 오르기 시작했으니 꼬박 16년이 걸렸어요. 이후 수많은 산악인이 그의 뒤를 이어 14좌 완등에 도전했습니다.
김창호(위 사진) 대장은 2013년 한국인 최초로 히말라야 봉우리 14개를 무산소 등반하는 데 성공했어요. 아래 사진 왼쪽부터 산악인 박영석·엄홍길·한왕용.
김창호(위 사진) 대장은 2013년 한국인 최초로 히말라야 봉우리 14개를 무산소 등반하는 데 성공했어요. 아래 사진 왼쪽부터 산악인 박영석·엄홍길·한왕용. /힘중 원정대 제공·연합뉴스·장련성 객원기자·이덕훈기자

우리나라에서는 '한국 산악계 전설'로 불리는 고(故) 박영석이 2001년 처음으로 14개 봉우리를 모두 올랐어요. 세계에선 여덟 번째 기록이에요. 그는 7년 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8091m)를 오르다 실종됐어요. 당시 김창호 대장이 수색대로 나서 밧줄로 몸을 묶고 박영석의 시신을 찾기 위해 애썼으나 끝내 찾지 못했어요.

2001년 전 세계 아홉 번째, 한국인으로선 두 번째로 오른 사람이 엄홍길입니다. 이어 2003년 한왕용이 한국인 세 번째로 14좌를 등정했죠. 김재수, 김미곤도 14개 봉우리를 모두 오른 한국인입니다.

그렇다면 14좌를 완등한 최초의 여성은 누구일까요? 한국인 오은선으로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그가 칸첸중가(8586m)를 오르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있죠.

오은선을 제외해도 14좌 완등자 중 한국인은 6명이나 돼요. 우리나라는 스페인과 함께 세계에서 둘째로 완등자를 많이 배출한 나라예요. 가장 많은 완등자가 있는 나라는 이탈리아로 총 7명(이중국적자 포함)이랍니다.


유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