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스포츠 이야기] 표면에 있는 보조개 수백 개… 공 멀리 나가게 해줘요

입력 : 2018.10.17 03:03

골프공 딤플(dimple)

골프공 표면에는 홈 수백 개가 파여 있어 울퉁불퉁해요. 공기저항을 줄여 공이 멀리 날아가게 해주죠.
골프공 표면에는 홈 수백 개가 파여 있어 울퉁불퉁해요. 공기저항을 줄여 공이 멀리 날아가게 해주죠. /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 4일부터 나흘간 인천 송도에서 열린 UL 인터내셔널 크라운대회에서 우리나라 여자 골프 대표팀이 우승했어요. 이 대회는 전 세계 유일한 골프 국가대항전이에요. 지난 2014년 미국에서 처음 열린 후 2년에 한 번씩 대회를 치르고 있죠. 올해 3회째인 대회에서 우리나라가 처음 이긴 거예요.

골프 경기를 볼 때마다 골프공은 왜 탁구공처럼 표면이 매끄럽지 않은지 궁금하지 않은가요? 골프공에는 울퉁불퉁 작은 홈이 많이 파여 있어요. 곰보 자국 같기도 하죠. 골프공 표면에 있는 원형 또는 다각형 모양의 작은 홈을 딤플(dimple)이라고 불러요. '보조개'라는 뜻이죠. 골프공에 보조개가 있다니 귀엽게 느껴집니다. 이 딤플은 어떤 역할을 할까요?

골프가 작은 공을 좀 더 멀리, 그리고 정확하게 보내기 위한 스포츠라는 데서 힌트를 얻을 수 있어요. 사실 처음부터 골프공이 울퉁불퉁하진 않았답니다. 처음에는 깃털로 속을 채운 공에서 시작해 천연고무로 표면을 만든 공까지 이어졌다고 해요. 그러다가 1905년 영국의 윌리엄 테일러라는 기술자가 표면에 작은 홈을 파면서 골프공에 보조개가 생겼지요.

테일러는 왜 골프공에 홈을 팠을까요? 바로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였어요. 빠르게 날아가는 골프공이 지나간 자리엔 공간이 생기고, 그 공간을 채우기 위해 주변 공기들이 모여들어 소용돌이를 일으켜요. 소용돌이가 생기면 공기 압력이 내려가면서 공을 뒤쪽으로 잡아당기는 저항력이 생기고요. 그런데 공에 딤플이 있으면 공 뒤쪽으로 넘어가는 공기가 여기저기 부딪히면서 소용돌이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공이 공기 저항을 덜 받으면서 날아갈 수 있게 되겠죠.

미국프로골프협회(USGA)에 따르면 골프공에 딤플이 없다면 100야드(약 91m) 정도까지도 공이 덜 날아갈 것이라고 해요. 골퍼들은 공을 조금이라도 더 멀리, 그리고 정확하게 칠 수 있는 공을 고르고 싶어 하는데 100야드는 엄청난 거리예요.

그렇다면 딤플을 더 많이 만들면 공을 훨씬 멀리 칠 수 있을까요? 그건 아니에요. 딤플이 얼마나 많은지보다는 딤플과 딤플 사이의 공간, 딤플 배열의 균형성이 더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해요. 따라서 골프공을 만들 때 딤플의 개수나 크기를 정하고 적절하게 배열하는 기술이 중요하겠지요.

골프공을 만드는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골프공 하나엔 딤플이 약 350~500개 있다고 해요. 골프공 지름은 약 4.3㎝로 탁구공(4㎝)보다 조금 커요. 한 손에 들어오는 공에 딤플이 이렇게 많이 들어가고 또 그것이 날개 역할을 하며 공을 멀리 보낸다니 놀랍지 않은가요? 첨단 기술이 이 작은 공 하나에 집약된 셈이에요.



장경환·서울 마장초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