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경제 이야기]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 절반 이상이 해외로… 1인당 120만원씩 써

입력 : 2018.10.16 03:05

여행수지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대요. 지난 9월 한 달간 수출이 506억달러, 하루 평균 25억9000만달러를 기록한 거예요. 불과 6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식량도 모자라고 자원도 부족한 농업 국가였어요. 전쟁으로 산업 시설이 폐허가 되다시피 해서 세계에서 손에 꼽히는 빈국(貧國)이었답니다. 수출도 텅스텐이나 흑연, 오징어, 김을 주요 품목으로 연간 2000만달러 정도밖에 못했지요. 그러던 나라가 건국 70년 동안 수출을 5만배 가까이 늘려 세계 5위의 수출 대국이 된 거예요. 무역수지도 지난 9월 97억달러로 80개월 연속 흑자를 보이고 있어요.

무역수지란 일정 기간 수출로 번 돈과 수입에 쓴 돈이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말해요. 수출이 더 많으면 무역수지 흑자, 수입이 더 많으면 무역수지 적자가 되지요. 상품은 일반적으로 재화(물건)와 서비스로 나뉘는데, 무역수지는 그중에서도 농산품이나 공산품, 지하자원처럼 눈에 보이는 재화를 수출입한 결과예요. 서비스란 교육이나 의료, 통신 또는 여행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생활을 유익하게 해주는 사람들의 활동이에요. 외국과의 서비스 거래를 해서 생긴 수출입 차이는 무역외수지라고 하지요. 재화나 서비스가 아니라 자본 자체를 거래한 결과는 자본수지라고 해요. 이러한 무역수지와 무역외수지, 자본수지를 합한 결과를 국제수지라고 한답니다.
지난달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어요. 우리나라 여행수지는 만성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이 해외로 떠나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어요. 우리나라 여행수지는 만성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진한 기자
즉 국제수지는 일정 기간 한 나라가 다른 나라와 경제활동을 해 벌어들인 돈과 쓴 돈을 종합적으로 따져보는 거예요. 국제수지는 균형을 이루는 게 바람직해요. 국제수지가 적자를 보이면 국제 거래에 쓸 돈이 모자라게 되고, 흑자를 보이면 외국 돈이 쌓이는 바람에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낮아져서 나라 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기 쉽죠. 외국 돈은 남는다고 쌓아 두기만 할 것이 아니라, 국민 생활에 도움을 주는 재화나 서비스를 수입하거나 해외 투자를 늘리는 데 써 나라 경제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무역수지와 자본수지가 흑자지만, 무역외수지는 만성 적자예요. 우리 국민이 해외에 나가서 쓰는 돈이 크게 늘어 여행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지요. 여행수지란 우리 국민이 해외에 나가서 쓰는 돈과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쓰는 돈의 차이예요.

지난해 여행하기 위해 출국한 우리 국민은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2649만명이에요. 1인당 120만원, 총 32조원을 쓰고 돌아왔어요. 그에 비해 우리나라에 입국한 외국인 여행객 1380만명은 총 14조6000만원을 쓰고 돌아갔답니다. 우리 국민이 지난해 해외에서 쓴 돈이 사상 최대 규모래요. 결국 우리는 여행수지 적자를 무역수지 흑자로 메운 거죠. 그러니 우리가 앞으로 여행 계획을 세울 땐 여행수지가 만성 적자라는 점도 충분히 고려해야겠지요?



천규승·미래경제교육네트워크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