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주의 책] 우표 위 날짜 도장… 한 번 찍히면 다시 쓰지 못해요

입력 : 2018.10.12 03:05

'나는 알아요! 우체국'

'나는 알아요! 우체국'(사파리)을 고르기까지 고민을 좀 했어요. 이메일(e―mail)의 등장으로, 언제 어디서나 심지어 어디로든 눈 한번 깜박할 사이에 편지를 보낼 수 있게 된 세상에 우체국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 쓸모가 있을까 망설였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우체국은 여전히 도심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채 시민들이 우편으로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해주고, 택배로 물건도 보내주고, 예금 업무도 해주는 귀한 존재. 내가 보낸 편지와 소포가 어떻게 전달되는지 우편물의 이동을 살펴보면서 우체국이 하는 일을 알아보면 무심코 써서 보내는 편지 한 통이 얼마나 복잡한 과정을 거쳐 목적지에 다다르는지 가늠할 수 있지요. 이젠 잘 볼 수 없는 편지의 여행을 따라가 보면서 옛날 사람들은 소식을 어떻게 주고받았나 살펴볼 수도 있고요. 참고로, 아주아주 오랜 옛날에는 비둘기 다리에 종이 편지를 돌돌 말아 넣은 작은 통을 달고 날려 보냈답니다. 비둘기는 방향 감각이 뛰어나서 멀리서도 자신의 집을 잘 찾아올 수 있거든요.
책 속 일러스트
/사파리

편지 봉투에는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주소를 정확히 적어야 해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봉투 앞면의 오른쪽 아랫부분에 받는 사람의 주소와 이름을 적어요. 우편번호도 반드시 적어야 해요. 어느 지역으로 배달해야 하는지 우편물을 쉽게 분류하기 위해 지역마다 매긴 번호니까요. 우리나라의 우편번호는 다섯 자리 숫자예요. 봉투 앞면의 오른쪽 윗부분에는 우표를 붙여요. 편지 보내는 요금을 냈다는 표시이지요.

편지나 엽서를 거리의 우체통에 넣으면 매일 정해진 시각에 집배원이 우체통 안의 편지를 거두어 우체국으로 가져가요. 우체국에서 우편물들을 정리한 뒤 운송 트럭에 실어 보내는 곳은 우편집중국. 우체국에서 가져온 우편물들을 한데 모은 뒤 분류해서 다른 지역의 우체국으로 전달하는 곳이에요. 곳곳의 우체국에서 온 운송 트럭들이 모이기 때문에 매우 바쁘게 돌아가지요. 밤사이 우편물들을 모두 분류해야 하거든요.

모든 우편물은 우표를 다시 사용하지 못하도록 우표 주위에 날짜 도장을 찍어요. 편지를 받으면 어떤 날짜 도장이 찍혀 있는지 한번 살펴보세요. 유명한 건물이나 인물 그림이 들어간 날짜 도장도 있으니까요. 우표를 붙이지 않은 편지나 붙인 우표보다 요금을 더 내야 하는 편지는 보낸 사람에게 되돌려 보내요. 요금이 얼마나 부족한지 적은 안내장과 함께요.

사람들이 곤히 자는 이른 새벽, 우편물들은 우편집중국에서 다시 길을 떠나요. 집배원들은 자신이 담당하는 구역의 우편물들을 배달할 순서대로 정리하지요. 그런 뒤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타고 우편물을 받을 사람에게 가져다줘요. 이메일이 있어도 여전히 수많은 우편물을 모으고 날라주는 집배원의 노고를 잊지 마세요.



김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