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톱니 모양 잎에 주홍빛 단풍… 가을 산에서 찾아보세요
입력 : 2018.10.12 03:03
복자기나무
- ▲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런데 생김새가 독특해 평소에는 쉽게 단풍나무 가족임을 알 수 없는 나무가 있어요. 다가가서 자세히 보면 잠자리 날개처럼 생긴 열매가 마주 보고 나 있는 걸 보면 단풍나무 가족 같은데, 잎 사이사이가 갈라져 있지 않아 단풍나무 잎과는 달라 보이기도 해요. 대체로 동그랗고, 끝이 뾰족한 잎에 톱니가 있어 오히려 단풍이 든 어린 참나무나 느티나무가 아닌가 헷갈리기도 해요. 이 나무는 바로 복자기〈사진〉예요. 가을이 되면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단풍나무 가족 30여 종 가운데 누구보다 개성 있고 아름다운 단풍을 자랑하지요.
복자기 잎에는 단순히 붉은색이 아니라 주홍색을 더한 듯 색이 더 밝고 선명한 단풍이 들어요. 복자기 잎은 세 개가 짝지어 피는데요, 잎 가장자리에도 거친 톱니 대신 부드러운 톱니 2~4개가 자리 잡았어요. 짝을 이룬 잎 하나 길이는 엄지손가락 정도로, 작은 잎들이 짝지어 모여 나 있어 다른 단풍나무 잎보다 풍성하게 느껴지지요. 게다가 복자기나무는 높게는 20m까지 자라는 키 큰 아름드리나무예요. 햇빛도 무척 좋아해서 가을 햇빛이 닿는 산 곳곳에서 강렬한 풍경을 만들어 낸답니다. 이 때문에 복자기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단풍나무가 됐답니다.
복자기를 '나도박달'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예전에 수레바퀴를 만들 때 '박달나무'를 쓰는 것이 제일 좋았는데, 복자기도 견고하고 단단해 좋은 재료여서 그렇게 불렀다는 이야기가 있답니다. 또 다른 얘기도 있어요. 복자기 나무껍질이 세로로 얇게 벗겨져서 작은 조각으로 나무껍질이 떨어지는 박달나무와 비슷하게 보인다는 거예요.
복자기와 비슷한 나무 중에는 복장나무가 있답니다. 두 나무는 셋씩 짝을 지어 나는 잎부터 단풍색까지 아주 비슷해요. 복장나무는 복자기나무와 달리 잎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전체적으로 자리 잡고, 나무껍질도 대체로 매끄러운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리고 복자기나무는 우리나라 산속 어디에서든 볼 수 있지만, 복장나무는 깊은 산속 정상 일부에서만 드물게 볼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