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음식] 겨울 앞두고 몸에 기름 잔뜩 올라… 가을에 유독 맛있죠
입력 : 2018.10.10 03:00
전어
"전어(錢魚)를 맛보지 않고 보낸 가을은 가을 같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만큼 전어는 가을이 제철인 청어목 청어과에 속하는 바다 생선입니다.
전어〈사진〉에 돈 전(錢)자가 들어가는 건 '돈을 아끼지 않고 먹는 맛있는 생선'이기 때문이라죠. 하지만 조선 후기 해양식물학자 정약전은 '현산어보'에 화살 전(箭)자를 써 '전어(箭魚)'라고 적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전어는 옆으로 납작하면서 전체적으로 동그스름하고 날렵한 모양새가 화살촉을 닮았습니다. 등쪽은 청색이고 배는 은백색입니다. 아가미 뒤쪽 어깨 부분에 검은 반점이 있고요.
전어〈사진〉에 돈 전(錢)자가 들어가는 건 '돈을 아끼지 않고 먹는 맛있는 생선'이기 때문이라죠. 하지만 조선 후기 해양식물학자 정약전은 '현산어보'에 화살 전(箭)자를 써 '전어(箭魚)'라고 적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전어는 옆으로 납작하면서 전체적으로 동그스름하고 날렵한 모양새가 화살촉을 닮았습니다. 등쪽은 청색이고 배는 은백색입니다. 아가미 뒤쪽 어깨 부분에 검은 반점이 있고요.
- ▲ /이경민 영상미디어 기자
전어의 참맛을 느끼려면 역시 소금구이입니다. 너무 크지 않은 전어를 골라 몸통에 칼집을 서너 번 내고 굵은 소금 솔솔 뿌려 석쇠불에 올립니다. 전어에서 뚝뚝 떨어지는 기름이 불과 만나 뿜어내는 연기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고소한 냄새가 배어 있습니다.
노릇노릇 잘 구워진 전어는 머리부터 입에 넣고 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껍질은 얇고 바삭바삭, 속살은 촉촉하고 부드럽기가 프랑스 빵 크루아상 같습니다. 내장은 고소하면서도 희미한 쓴맛이 신선하지요. 먹고 나면 입술이 기름으로 번질번질합니다.
전어는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생선입니다. 요즘 남해안이나 서해안 포구에 가면 전어를 소금구이와 함께 회로 많이 냅니다. 전어를 즐기는 바닷가 분들은 "전어회는 세코시(뼈회)가 최고"라고들 합니다. 생선살과 뼈를 함께 썰어 먹지요. 몸집이 작거나 잔가시가 많은 생선을 회로 먹을 때 주로 사용합니다.
전어는 영양도 풍부합니다. 단백질이 분해돼 생긴 글루타민산과 핵산이 많아 두뇌 기능과 간 기능 강화에 효과적입니다. 불포화지방산이 들어 있어 성인병 예방에도 좋다네요. 한방에서는 전어가 위장을 보하고 장을 깨끗하게 해준다고 합니다.
이렇게 맛있고 영양 높은 전어를 한민족이 오래전부터 즐겨 먹지 않았을 리 없죠. 조선 중종 때 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은 충청·경상·전라·함경도에서 전어가 난다고 기록했습니다. 요즘도 한반도 연안해에서 고루 잡히지만 특히 서남해안에 많이 분포합니다.
냉장·냉동 기술이 부족했던 옛날에는 살아 있는 전어를 서울이나 내륙 지방에선 쉽게 맛볼 수 없었습니다. 기름이 많아 부패하기 쉬운 생선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과거 장사치들은 소금에 전어를 절여 서울 등 큰 도시까지 가져다 팔았습니다.
전어 창자(내장)는 젓갈을 담가 먹습니다. 밤톨처럼 생겼다 하여 '밤젓'이라 부르는데, 이 역시 별미입니다. 버릴 부위 하나 없이 알뜰살뜰하게 맛보고 즐기는 생선이 바로 전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