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NIE] [이슈토론] 두발 자유화

입력 : 2018.10.06 03:05

찬성 - "자기표현 수단… 교사와 갈등 감소 기대"
반대 - "면학 분위기 저해… 외모지상주의 우려"

/채승우 기자
/채승우 기자

요즘 서울 시내 중·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이 학생들 머리 길이를 단속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죠. 2012년 도입된 '서울 학생인권조례'에 '학교가 학생 의사에 반해 용모를 규제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돼 학교 열 곳 중 여덟 곳이 머리 길이 단속을 없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염색과 파마는 일부 혁신학교를 빼고는 대부분 학칙으로 못하게 하는 상황입니다.

얼마 전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머리 모양을 결정하는 권한은 자기 결정권에 해당하는 기본권"이라며 '서울 학생 두발 자유화 선언'을 했어요. 이번 두발 자유화에는 머리 길이를 자유롭게 하는 것뿐 아니라 염색과 파마를 허용하는 방안도 포함돼 학교 현장에서는 찬반이 엇갈립니다.

많은 학생이 "학생다운 모습을 요구하며 학생들이 염색이나 파마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건 기성세대의 편견"이라며 "두발 규제가 없어지면 오랜 기간 개성을 억눌러온 학생들이 자기표현을 하게 돼 상상력과 창의력이 풍부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두발을 단속하는 교사와 그를 피하려는 학생 사이 갈등도 줄어들 거라는 기대도 있고요.

반면 반대하는 쪽에선 "염색과 파마까지 허용하면 청소년들의 외모지상주의가 심해지고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학생들이 머리 모양에 신경 쓰느라 공부를 소홀히 할 수 있고, 염색·파마 비용도 만만치 않아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죠. 또 학교생활을 통제하기 어려워지고 면학 분위기도 해칠 것이란 걱정도 나옵니다. 서울특별시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교 밖에서 학생들의 탈선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며 "학교나 교사가 학생들의 생활을 지도할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고 입장을 내기도 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 1학기 중 학교별로 공론화 과정을 거쳐 두발 자유화를 결정하도록 했습니다.


최원호·NIE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