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57] '털다'와 '떨다'

입력 : 2018.10.04 03:00
"법원 관계자는 '검찰이 먼지털이 수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등나무로 만든 카펫용 먼지떨이 제품이 나왔다."

[예쁜 말 바른 말] [57] '털다'와 '떨다'
/그림=정서용
위 예문에서 '먼지털이'와 '먼지떨이'는 어느 것이 맞을까요? 먼지를 떠는 기구를 뜻하는 말은 '먼지떨이'예요. '총채'라고도 하죠. 이때 '총'은 '말의 갈기와 꼬리의 털'을 뜻하는 순우리말이에요. '채'는 긴 나무 막대기를 가리키는 말이죠.

'먼지털이'라고 잘못 쓰는 사람이 많은 것은 '털다'와 '떨다'의 차이를 명확히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 아닌가 합니다. '떨다'와 '털다' 모두 '달려 있거나 붙어 있는 것을 떼어 내다'라는 뜻이 있지만 구별되는 뜻도 있어요. '털다'는 '달려있는 것, 붙어있는 것 따위가 떨어지게 흔들거나 치거나 하다'는 뜻이고 '떨다'는 '달려있거나 붙어있는 것을 쳐서 떼어 내다'라는 뜻이 있지요.

'털다'는 '먼지 묻은 옷을 털다' '날이 좋으니 이불을 털어 말려라' '노인은 곰방대를 털며 이야기를 시작했다'처럼 쓸 수 있어요. '떨다'는 '옷의 먼지를 떨어내다' '막대기로 밤나무에서 밤을 떨어냈다' '담뱃재를 아무 데나 떨지 말아라'처럼 쓸 수 있고요. 참고로 '먼지털이'가 아니라 '먼지떨이'이듯 '재털이'가 아니라 '재떨이'라는 것도 알아두세요.


류덕엽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