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 주의 책] 원숭이가 뒤뚱거리며 걷는 이유? C자 모양 척추에 있죠

입력 : 2018.09.28 03:00

'뼈 있는 책: 누구의 뼈일까?'

돌고래와 새, 사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척추동물이라는 거예요. 몸속 척추 주변을 둘러싼 골격이 존재한다는 거죠. 골격은 수많은 작은 뼈들로 이뤄져 있고요. 우리 몸을 지탱해 주고 있으면서도 지금껏 잘 살피지 못했던 뼈. '뼈 있는 책: 누구의 뼈일까?'(예림당)는 이처럼 뼈에 대한 정보를 담은 논픽션 과학 플랩북이에요. 덧댄 종이를 살짝 넘기면 우락부락한 뼈를 둘러싼 실제 동물의 생김새를 곧장 확인할 수 있죠. 뼈가 처음 등장한 건 5억4000만 년 전, 바닷속에서 몸이 껍데기에 둘러싸인 새우들과 척추 주변이 연골로 이뤄진 물고기들이 생겨나면서부터예요. 어느 날 물고기 중 한 마리가 육지로 올라가는 데 성공했고, 또 다른 네 발 동물도 뒤따라 육지로 나오면서 수만 종류에 이르는 육지 동물이 탄생했죠. 그들의 뼈 역시 변화에 적응하게 됐고요.

'뼈 있는 책: 누구의 뼈일까?'
/예림당
사람의 몸에서 가장 큰 뼈는 넓적다리뼈예요. 가장 작은 뼈는 귓속에 있는 등자뼈로, 쌀 한 톨만큼 작지만 공기의 떨림을 전해서 우리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줘요. 뼛속엔 물렁물렁한 성질의 골수가 들어 있어요. 골수는 피를 구성하는 세포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는데, 수십억 개의 적혈구와 백혈구가 우리 뼛속에서 매일 만들어지죠. 사람 몸에서 가장 단단한 뼈는 발꿈치뼈예요. 생선 가시는 대부분 딱딱한 뼈로 이뤄져 있고요. 생선의 지느러미뼈는 육지에 사는 척추동물의 갈비뼈에 해당하죠. 달팽이와 조개의 껍데기도 골격이라는 사실, 믿어지나요?

모든 동물은 서로 다른 머리 모양을 가지고 있어요. 인간의 머리는 크게 머리뼈와 얼굴뼈로 이뤄져 있고, 개수는 총 28개예요. 어떤 동물의 머리인지 알고 싶을 땐 '관자 우묵'을 확인해 보세요. 포유동물의 머리뼈는 관자놀이 부분에 관자 우묵이라는 움푹 들어간 구멍이 있거든요. 관자 우묵은 아래턱 근육을 단단하게 고정시켜 음식물을 잘 씹을 수 있게 도와줘요. 사슴이나 노루, 고라니 같은 동물의 수컷은 머리에 뿔이 있어요. 이 뿔은 머리 안의 뼈대 일부가 이마 밖으로 튀어나와 솟은 거예요.

인간의 조상이라고 할 수 있는 호모 사피엔스종의 골격은 머리뼈 부분에서 특히 진화했어요. 최초의 조상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뇌는 자몽 1개 정도 크기였다죠. 호모 사피엔스의 뇌는 그것보다 서너 배 더 크고요. 그렇다면 인간과 원숭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인간은 수백만 년 전부터 더 이상 나무를 타고 이동하지 않아서 원숭이보다 팔뼈가 짧아요. 반면 두 발로 걷는 것에 적응해 다리는 더 길죠. 또 인간의 척추는 S자 모양이어서 허리를 잘 펴고 걸을 수 있지만, 원숭이는 C자 모양이어서 뒤뚱거리며 걸을 수밖에 없어요. 뼈가 영원한 불멸의 존재가 아니라, 진화하며 살아남은 생존자란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랍니다.


김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