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NIE] [이슈토론]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

입력 : 2018.09.22 03:05

찬성 - "동물 생명권 보호… 번식 통제 가능해져"
반대 - "배설물 골치… 중성화 수술은 예산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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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는 버림받거나 주인을 잃고 배회하는 길고양이가 많습니다. 길고양이들은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고 밤늦게 울음소리를 내는 바람에 민원도 발생합니다. 이에 서울시 강동구는 2013년 처음으로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했습니다. 길고양이가 많은 길목에 깨끗한 물과 사료를 제공한 것입니다. 이 같은 길고양이 급식소를 추진하는 지자체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선도 많습니다. 지난 8월 서울 종로구에서는 파출소 앞에 설치된 길고양이 급식소를 놓고 지역 주민 간 갈등이 불거져 철거와 이전을 반복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도 선진국 반열에 오른 만큼 동물의 생명권과 안전을 존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들은 "급식소를 설치하는 것이 방치하는 것보다 길고양이와 주민 모두에게 득이 된다"고 주장합니다. 일정 장소에서 밥을 주면 길고양이 행동반경을 통제할 수 있고 포획도 쉽겠죠? 그러면 중성화 수술을 해서 숫자도 조절할 수 있을 겁니다. 쓰레기봉투를 헤집는 일도 줄어들 걸로 기대합니다.

반대하는 측은 지역 주민의 불편이 더 커질거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급식소 주변에 배설물이나 털이 흩어져 위생 문제가 발생하고, 울음소리 때문에 급식소 주변 주민이 밤잠을 설치게 될 거라고 말합니다. 지금도 고양이가 급식소 주변 차량에 스크레치를 만들어 놓는데, 앞으로는 다른 동물까지 모여들어 더 많은 문제를 유발할 거라고 경계합니다. 지자체가 소중한 세금으로 고양이 사료와 중성화 수술 비용을 대는 건 낭비라는 의견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를 맞았지만 버려지는 동물도 나날이 늘어납니다. 동물의 생명권을 지켜주면서도 지역사회의 불만을 해소할 묘안을 찾아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한혜준·NIE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