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주의 책] 티라노사우루스 눈 크기 12㎝… 사람 시력 13배예요

입력 : 2018.09.21 03:05

'극강! 공룡 총출동'

티라노사우루스를 피해 도망가려면 얼마나 빠르게 달려야 할까요? 육식 공룡은 자기 친구도 잡아먹을까요? 공룡도 여자 친구에게 잘 보이려고 멋을 냈을까요? 공룡은 이빨이 아프면 어떻게 했을까요?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의 고생물학자가 쓴 '극강! 공룡 총출동'(푸른숲주니어)은 공룡에 대해 색다른 질문을 던지는 책이에요. 공룡이 당시 살았던 자연환경과 다른 동물들과의 관계 등을 따져 실제 공룡이 어떻게 살았는지 청소년 눈높이로 살펴봐요. 지금까지 발견된 공룡은 1500종이 넘어요. 매년 100종 이상의 새로운 공룡이 계속 등장하고 있죠. 하지만 절반 이상은 아직 전체 모습을 확인하지 못했어요. 턱뼈, 머리뼈, 심지어 이빨 하나만 발견된 공룡들도 있거든요.

그렇다면 공룡들은 모두 한 가족이었을까요? 그렇진 않아요. 이래 봬도 엄연히 족보가 있다고요. 공룡을 나누는 기준은 1887년 학자 해리 실리가 세웠어요. 골반뼈 모양에 따라 도마뱀 같은 골반뼈를 가진 공룡은 '용반목', 새 같은 골반뼈를 가진 공룡은 '조반목'으로 구분해요.
책 속 공룡 일러스트
/푸른숲주니어

용반목은 다시 용각류(덩치가 크고 목과 꼬리가 긴 초식 공룡)와 수각류(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지닌 사나운 육식 공룡), 조반목은 검룡류(등을 따라 한 줄로 죽 나 있는 골판을 가진 갑옷 공룡)와 곡룡류(몸 전체를 둘러싼 단단한 골판과 꼬리 끝에 단단한 곤봉을 달고 있는 갑옷 공룡), 각룡류(머리 위쪽으로 불뚝 솟아오른 얇은 뼈판이 특징인 공룡), 조각류(새를 닮은 골반과 오리 주둥이를 가진 공룡), 후두류(머리뼈가 엄청나게 단단한 공룡)로 나뉘어요.

백악기를 통틀어 가장 포악한 육식 공룡은 티라노사우루스. 닥치는 대로 공격하는 싸움꾼이에요. 영화 '쥬라기 공원'에 출연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공룡이 됐죠. 그에게 잡히지 않으려면 자메이카 출신 육상 단거리 황제인 우사인 볼트의 세계신기록보다 더 빨리 달려야 한답니다.

육식 공룡은 초원이나 우거진 숲에서 먹잇감을 찾아야 했기 때문에 시력이 꽤 좋은 편이었어요. 티라노사우루스의 눈은 지름이 무려 12㎝여서, 사람보다 시력이 13배는 더 좋았을 거라고 하네요.

공룡도 자기 새끼는 예뻐했어요. 자기가 낳은 알이 부화할 때까지 둥지를 지킨 채 꼭 품었죠. 사랑을 고백할 땐 말을 못하니까 시각·청각·촉각·후각을 다 동원했어요. 아크로칸토사우루스는 짝짓기 무렵이 되면 수컷이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열심히 땅을 팠죠. 알둥지를 얼마나 잘 만들 수 있는지 자랑하려고요. 사납기로 소문난 티라노사우루스는 사실 엄청난 사랑꾼이었대요. 짧은 앞다리가 실은 짝짓기할 때 암컷을 살살 긁거나 끌어안는 데 쓰였다는 거죠.


김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