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55] '설렘'과 '설레임'

입력 : 2018.09.20 03:00
"상봉 둘째 날이 되자 이산가족들의 설렘/설레임도 아쉬움으로 바뀌었다."

"날씨가 선선해지자 어디론가 떠날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설레인다."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에 설레서/설레여서 잠이 오지 않는다."

[예쁜 말 바른 말] [55] '설렘'과 '설레임'
/그림=정서용
밑줄 친 낱말에서 어느 쪽이 더 익숙하게 느껴지나요? 아이스크림 이름 중에 '설레임'이 있어 이 낱말을 쓰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설레이는 소년처럼'이라는 노래 제목도 있고요. 정답부터 말하면 '설렘' '설렌다' '설레서'가 맞는 말입니다.

'설레다'는 '마음이 가라앉지 않고 들떠서 두근거리다'라는 뜻이에요. 말하는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말이므로 피동 접사 '이'를 쓸 필요가 없어요. 피동 접사는 문장에 나오는 주어가 남의 힘으로 움직일 때 쓰거든요. 따라서 명사형도 '설레임'이 아니라 '설렘'으로 해야 하는 거죠.

비슷하게 자주 틀리는 말로는 '(날씨가) 개이다' '(빗속을) 헤매이다' '(땀이) 배이다' '(목이) 메이다' '(불에) 데이다' 등이 있어요. 각각 '설레다' '개다' '헤매다' '배다' '메다' '데다'로 써야 맞습니다.


류덕엽 서울 양진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