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경제 이야기] 쌀·달걀·배추 등 생활필수품 물가 조사… 폭염에 공급 줄며 채소값 폭등했죠

입력 : 2018.09.11 03:05

장바구니 물가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가 많이 오르고 있어요.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올여름 폭염·가뭄·태풍에 폭우가 이어지면서 농사가 잘되지 않아 생산이 많이 줄었거든요. 배추·시금치·무 등 채소 값이 치솟고 있대요. 좋은 품질의 배추를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포장 김치마저 품절 상태라고 합니다. 추석 제사상에 올라가는 사과나 배 가격도 많이 올랐고요. 정부가 보관하고 있던 농산물을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지만 가격이 제대로 안정되려면 생산이 늘어 공급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답니다.
올여름 폭염에 가뭄·태풍까지 겹치면서 채소 값이 치솟아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어요.
올여름 폭염에 가뭄·태풍까지 겹치면서 채소 값이 치솟아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어요. /김연정 객원기자
농산물 가격은 오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에요. 양파 값은 급락했지요. 작년에 양파 값이 많이 오르자 농사짓는 사람들이 몰려 올 수확량이 갑자기 늘어난 거예요. 수요는 그대로 있는데 공급이 갑자기 늘어 가격이 폭락한 거지요. 농산품 수요는 집집마다 늘 일정한 편이거든요. 그렇지만 공급은 자연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는답니다. 그래서 정부는 비축 물량을 늘리거나 외국에서 수입해 공급을 일정하게 유지하려 노력하죠. 그럼에도 자연환경 변화 폭이 예상을 벗어날 경우에는 농산품 가격이 요동친답니다.

물가란 여러 상품의 가격을 평균 낸 통계예요. 소비자물가는 소비자들이 생활 속에서 많이 사서 쓰는 상품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요. 많은 품목을 소비하는 나라에서는 250~450개 정도를 소비자물가 조사 대상에 포함하고, 규모가 작거나 빈곤한 나라에서는 100~150개, 몇몇 나라는 50개 이하 품목만 조사한답니다. 우리나라는 가계 소비 품목이 많아서 총 462개를 조사하고 있지요. 그중에서 생활필수품 중심으로 조사한 물가를 '장바구니 물가'라고 해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 가격이 상승하고 반대로 수요보다 공급이 많게 되면 가격이 떨어집니다. 개별 상품의 가격을 합한 것이 물가니까 물가도 수요·공급의 영향을 받아요. 수요 쪽에선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 소비 성향, 물가 오름세 기대 심리 등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지요. 공급 쪽에선 원자재 가격·환율·임금·세금·임차료 같은 생산 비용 혹은 생산 기술 등이 물가에 영향을 미쳐요. 농산물 가격은 가뭄이나 풍수해가 영향을 끼치지요. 이 밖에 상품 유통 구조나 시장 독과점, 정부의 가격 정책도 물가와 관련이 있답니다. 유통 단계가 복잡하면 유통 마진이 추가돼 물가가 오르기 쉬워요. 독과점 시장에서는 몇몇 기업이 공급을 좌우하기 때문에 역시 물가가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고요.

물가가 오르면 실제로 소득이 줄어든 것과 같은 결과가 나타나요. 사람들이 쓸 돈이 줄어들어 소비가 위축되죠. 그러니 요즘처럼 특정 농산물 가격이 많이 오를 때는 공급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다른 농산물을 구입하는 지혜가 필요해요.



천규승·미래경제교육네트워크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