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NIE] [이슈토론] 양육비 미지급 신상공개 '나쁜 아빠' 사이트
찬성 - "아빠 초상권보다 아이 생존권이 우선"
반대 - "법적절차 없는 정보 공개는 사적 보복"
이혼한 뒤 이전 배우자로부터 양육비를 못 받는 가정이 많습니다. 여성가족부의 2015년 '한 부모 가족 실태 조사'에 따르면 약속한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한 가족은 44.9%로 거의 절반에 가깝습니다. 이런 가정은 돈이 많이 드는 민사소송은 엄두도 못 내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를 해결한다며 지난 7월 온라인에 'bad fathers(나쁜 아빠들)'란 사이트가 등장했습니다. '무책임한 아빠들의 변화를 촉구한다'는 설명과 함께 양육비를 미지급한 남성 수십 명의 사진과 이름·나이 등을 인터넷에 공개한 것입니다.
일부에선 "아빠의 초상권보다 아이의 생존권이 우선"이라며 찬성합니다. 상대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 버티면 현실적으로 받아내기 어려운 우리나라 현실에서 피해자인 엄마와 아이의 권리를 우선 구제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이들은 "외국에선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배우자의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등 제재가 있지만 한국에선 그런 조치도 없다. 그래서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신상 공개 등의 사회적 압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반대 측은 "성범죄자도 아닌데 사회적 사망 선고나 마찬가지인 사진과 실명 공개는 지나치다"며 "누가 이들에게 그런 권리를 줬느냐"고 묻습니다. 비록 잘못을 했더라도 법적 절차도 없이 사진을 공개하는 건 사적(私的) 보복이며 경위와 경중도 따지지 않는 사회적 징벌에 해당한다는 입장입니다.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 버티는 엄마도 많은데, 하필 'bad fathers'라는 딱지를 붙이는 건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당연히 내야 할 양육비를 주지 않는 사람은 남녀 불문 벌을 받아야겠죠? 얼굴과 실명 공개는 과도하다는 의견에도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떻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