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주의 책] 목욕탕까지 갖춘 우주정거장… 갑갑한 우주복 벗을 수 있어요

입력 : 2018.09.07 03:05

'우주 개발이 뭐예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봐요.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파란 공기층 너머로 항성과 행성·위성·혜성 등 모든 천체(天體)가 몸담고 있는 우주가 펼쳐져 있네요. 학자들 연구에 따르면 140억년 전 빅뱅으로 생겨난 우주는 공기도 물도 소리와 냄새도 없는 공간. '우주 개발이 뭐예요?'는 끝없이 펼쳐진 미지의 세계인 우주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궁금한 것들을 하나씩 답해주는 설명서예요.

우주는 누구의 것일까요? 고도 100㎞ 이상의 우주는 모두의 것이랍니다. 100㎞는 서울에서 천안까지의 거리와 비슷하지요. 1966년 국제연합(UN) 총회에서 '외기권 우주조약'을 맺고 어느 누구도 특정 장소나 생명체를 소유할 수 없다고 정했어요. 달이나 기타 천체도 마찬가지예요.

책 속 일러스트
/개암나무

진공상태인 우주는 '우주 배경 복사'라는 전파로 가득 차 있어요. 이 전파는 온도가 영하 270도예요. 인간은 이 온도에서 생존할 수 없어요. 인간이 우주에 머물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바로 우주선과 국제우주정거장(ISS·International Space Station)이에요. 국제우주정거장의 실내 온도는 22.2~25.5도쯤. 우주 비행사들이 가벼운 옷만 입고도 생활할 수 있을 정도예요.

인간이 우주에 지은 가장 큰 구조물인 이 정거장은 약 15개의 거대한 모듈(특정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만든 낱개의 독립 구조물)로 이뤄졌어요. 총무게는 410t. 아프리카코끼리 70여 마리를 합친 것과 같죠. 모듈마다 쓰임새가 달라요. 첫 번째로 발사된 자랴(러시아) 모듈엔 다양한 장비와 교체 부품, 연료를 저장하고, 주거용으로 쓰는 즈베즈다(러시아) 모듈엔 식당과 간이침대, 목욕탕까지 있어요. 과학 실험은 데스티니(미국), 콜럼버스(유럽), 키보(일본) 모듈에서 해요. 실험에 필요한 여러 과학 장비는 정거장 바깥에 설치했죠.

2016년까지 우주에 다녀온 사람은 약 550명이에요. 국제우주정거장 밖으로 나갈 땐 항상 우주복을 입어야 해요. 우주복은 몸을 보호해 주지만, 우주복 안에 뼈대가 있어서 금속 조각이 살갗과 닿을 때마다 아프고 땀이 차요. 우주 비행사들이 우주선에서 오줌을 눌 땐? 물이 없는 변기가 설치돼 있고, 변기 구멍은 지구의 변기 구멍보다 세 배나 좁은데 소변이나 대변이 날아가지 않도록 빨아들이는 장치가 달려 있어요. 화장실이 고장 나면 어떻게 하냐고요? 그땐 아기처럼 기저귀를 차면 돼요. 우주인용 기저귀는 일반 기저귀보다 수분을 더 많이 흡수하죠. 정거장에는 세탁기나 빨래 건조기가 없어서 옷이 더러워져도 되도록 오래 입어야 한답니다.



김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