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바다 미세 플라스틱, 우리 몸 들어와 내분비계 교란시켜요
입력 : 2018.08.23 03:00
[미세 플라스틱]
크기 5㎜ 이하인 미세 플라스틱 조각… 하수처리 과정서 걸러지지 않고 남죠
여름철 더위를 피해 바다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요. 하지만 바닷가에서 피서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아주 작은 플라스틱 조각들일 가능성이 커요. 미세 플라스틱(Microplastics)으로 바다 오염이 심각해졌기 때문이지요.
지난 3월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팀이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천 앞바다, 경기도 해안의 미세 플라스틱 농도는 세계에서 둘째로 높았어요. 또 부산 낙동강 하구는 셋째로 높았다고 해요. 과연 미세 플라스틱은 무엇이며, 해안가가 이렇게 오염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양식장서 떨어져 나온 플라스틱 부표
미세 플라스틱이란 크기 5㎜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해요. 미세 플라스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화장품이나 치약에 쓰이는 미세한 알갱이인 '마이크로비드(microbead)'이고, 다른 하나는 플라스틱이 자연적으로 풍화돼 작게 부서진 조각이에요.
지난 3월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팀이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천 앞바다, 경기도 해안의 미세 플라스틱 농도는 세계에서 둘째로 높았어요. 또 부산 낙동강 하구는 셋째로 높았다고 해요. 과연 미세 플라스틱은 무엇이며, 해안가가 이렇게 오염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양식장서 떨어져 나온 플라스틱 부표
미세 플라스틱이란 크기 5㎜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해요. 미세 플라스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화장품이나 치약에 쓰이는 미세한 알갱이인 '마이크로비드(microbead)'이고, 다른 하나는 플라스틱이 자연적으로 풍화돼 작게 부서진 조각이에요.
-
- ▲ /그래픽=안병현
하수 처리장에선 큰 쓰레기를 처리하고 촘촘한 스크린망으로 작은 물질도 걸러내요. 물보다 비중이 큰 부유물은 제거되지만 마이크로비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은 그대로 남아요. 지난해 환경부는 국내 정수장 3곳에서 채취한 물 1L당 0.2~0.6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발표했지요.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에 따르면 거제도 앞바다를 포함한 전국 12개 해안에 검출된 미세 플라스틱 농도는 세계 주요 지역보다 평균 13배나 높습니다.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를 떠다니는 이유는 주된 이유는 양식업에서 쓰이는 부표에서 조각이 떨어져 나왔기 때문이에요. 부표는 발포스티렌(스티로폼)으로 돼 있는데, 이것이 부서지면 미세 플라스틱이 돼요. 연구진이 바다에서 채집한 미세 플라스틱의 95%가 발포스티렌이었어요.
바다 한가운데 물고기를 가둬 기르는 양식장은 그물을 띄우기 위해 수백 개 부표가 달려있어요. 양식에 가장 많이 쓰는 60L짜리 부표가 분해되면 크기 5㎜ 이하 미세 플라스틱 400만개가 만들어져요. 최근에는 친환경 부표도 보급됐지만 여전히 주재료는 플라스틱이고, 부서지지 않게 코팅한 필름도 플라스틱이어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어요.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하나 더 있어요. 바로 '플라스틱 미세 섬유'예요. 우리는 매일 폴리에스테르, 나일론, 아크릴, 비스코스를 포함해 다양한 합성섬유 옷을 입고 다녀요. 그런데 이런 옷을 세탁할 때 는 엄청난 양의 미세 섬유가 배출돼요.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에 따르면 세탁기로 폴리에스테르 계열의 인조 양털 재킷 하나를 세탁할 때 평균 1.7g의 미세 섬유가 떨어져 나왔지요.
이렇게 흘러나온 미세 섬유는 하수 처리 시설에도 걸러지지 않은 채 바다로 흘러가고 있어요. 미세 섬유는 생수, 맥주, 꿀 같은 가공식품에서 검출되었고, 굴, 조개, 생선 같은 신선 식품에도 들어있어요. 심지어 몸에 좋다는 천연 소금에도 미세 섬유가 들어 있어요.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이 독성 물질이 돼 우리에게 되돌아오고 있는 거죠.
◇체내 침투하면 뇌조직 손상된다
2016년 미국 조지아공대·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미시간대 등 공동 연구진이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영향은 매우 참혹해요. 먼저 연구진은 유럽농어 치어를 깨끗한 물로 채운 수조와 '폴리스티렌 플라스틱' 입자로 채운 수조로 나눠 풀었어요. 플라스틱 입자 수조는 스웨덴 해안가 플라스틱 농도와 같게 조절했지요. 실험 결과 깨끗한 수조의 치어 중 96%는 어른 물고기로 자라났지만, 플라스틱 수조 속 치어는 81%만 어른 물고기가 될 수 있었어요. 성장 속도가 매우 느렸을 뿐 아니라 2주 후 치어의 배 속에는 마이크로비드가 가득 차 있었어요.
더 큰 문제는 치어의 뇌가 손상을 입었다는 사실이에요. 치어들은 자신을 잡아먹는 포식자가 나타났을 때 제대로 피하지 못했어요. 플라스틱에 노출된 치어들은 일반 바닷물에서 자란 치어들보다 3배나 더 많이 포식자에게 잡아먹혔어요. 냄새를 감지하는 뇌의 일부분이 손상된 거예요. 연구진은 "이는 인간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어요.
또 영국 런던대 연구진은 0.15㎜ 크기 플라스틱 입자가 인체 소화관의 미세한 구멍을 통과해 혈액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약물전달회보'에 발표했습니다. 새우나 굴, 조개 등을 섭취할 때 우리 몸에 들어온 미세 플라스틱이 혈액으로 들어가 온몸에 퍼질 수 있다는 이야기예요.
체내로 이동한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 몸에서 내분비계 교란 물질, 즉 환경호르몬을 내보내요. 환경호르몬이란 우리 몸에서 정상적으로 만들어지는 물질이 아니라 산업 활동으로 만들어져 분비되는 화학물질을 뜻해요. 생물체에 흡수되면 내분비계 기능을 방해하는 유해한 물질이죠.
이제는 햇빛을 받으면 분해되는 합성 플라스틱 대신 자연적으로 생분해가 가능한 천연 플라스틱의 개발이 절실한 때예요. 또 합성섬유 옷보다 천연섬유 의류를 즐겨 입는 지혜를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