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IT·AI·로봇] 수천㎞ 상공 인공위성과 통신… 하늘 날며 카톡 가능하죠
입력 : 2018.08.07 03:00
[기내 인터넷·전화]
지상 안테나가 전파 모아 하늘로 전송… 바다 위 비행기·배는 위성 이용하죠
얼마 전 미국으로 여행을 떠난다던 친구가 불쑥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어요. "비행기 탄다고 하지 않았어?"라고 묻자 "비행기에서 인터넷이 된다"며 창밖 하늘을 담은 사진도 보내더군요. 휴가철을 맞아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떠나면서 기내에서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리는 사람도 부쩍 많이 보이네요. 땅에서 10킬로미터나 떨어진 비행기 안에서 어떻게 인터넷에 접속하는 걸까요?
◇하늘길 따라 통신용 안테나 심어
비행기에서 쓰는 무선 인터넷을 '기내 인터넷(In-flight Internet)'이라고 부릅니다. 비행기는 지상에 있는 인터넷 서버의 통신 신호가 닿지 않는 높은 곳에 있지요. 이 때문에 LTE처럼 무선 통신 기반 기술을 이용하거나 위성을 이용해 인터넷에 연결합니다.
◇하늘길 따라 통신용 안테나 심어
비행기에서 쓰는 무선 인터넷을 '기내 인터넷(In-flight Internet)'이라고 부릅니다. 비행기는 지상에 있는 인터넷 서버의 통신 신호가 닿지 않는 높은 곳에 있지요. 이 때문에 LTE처럼 무선 통신 기반 기술을 이용하거나 위성을 이용해 인터넷에 연결합니다.
- ▲ /그래픽=정서용
이 방식은 비용이 적게 들고 속도는 상대적으로 빠른 편입니다. 하지만 안테나를 세울 수 있는 지상에서만 가능한 통신 서비스입니다. 우리가 미국을 갈 때처럼 10시간 동안 바다 위에 떠서 가야 하는 항로에는 이용할 수 없지요. 또한 유럽에 갈 때처럼 중국, 러시아를 비롯해 몇 개 나라를 거쳐서 가는 길에도 한두 회사가 네트워크를 깔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국제선 항공기들은 위성을 이용합니다.
◇위성 통신으로 메신저·e메일 가능
기내 인터넷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인 미국의 '고고(Gogo)'는 쿠(Ku)라는 이름의 인공위성 통신 서비스를 운영합니다. 지역별로 위성 업체들과 이용 계약을 맺고 위성의 일부를 통신에 활용하지요. 보통 인공위성은 지상에서 관리를 맡는 기지와 통신을 주고받습니다. 그 통신 주파수 안에서 인터넷을 서비스할 수 있습니다. 다만 통신 환경이 썩 좋지는 않아요.
일단 위성이 통신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폭에 제한이 있고 그 안에서도 고고 같은 통신사가 빌려서 쓸 수 있는 주파수 폭은 더 작지요. 또 지상과 인공위성 사이의 거리는 적게는 수백 킬로미터고, 정지 위성의 경우 3만6000㎞나 됩니다. 전파가 아무리 빛의 속도로 움직인다고 해도 인터넷 신호가 인공위성을 거쳐 다시 비행기로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꽤 길 수밖에 없어요.
보통 비행기에서 쓸 수 있는 인터넷의 속도는 0.5Mbps 수준이라고 해요. 데이터가 비행기를 떠나 위성을 찍고 땅에 도착해 새로운 정보를 찾아서 반대로 되돌아오는 '응답 속도'는 보통 1초에 달합니다. 우리가 지금 쓰는 LTE 전송 속도가 보통 300Mbps, 응답 속도는 30밀리초(ms)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느리지요. 동영상 스트리밍은 꿈도 못 꾸고, 메신저나 e메일, 소셜미디어를 읽고 쓰는 정도라고 보면 돼요. 말 그대로 급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인 셈이지요.
하지만 통신 속도는 계속 빨라지고 있어요. 안테나를 두 개 달아서 하나는 데이터를 보내고, 다른 하나는 받기만 하는 것으로 대역폭을 늘리는 것이지요. 비행기 한 대에 70Mbps 정도의 인터넷을 서비스할 수 있습니다. 또 통신 속도와 대역폭이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휴대전화 로밍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 운항을 시작한 아시아나의 에어버스 A350 항공기는 인터넷 외에도 휴대전화를 쓸 수 있습니다. '비행기 모드'를 풀면 로밍으로 연결되고 통화를 할 수 있지요.
◇휴대전화 켜도 안전엔 이상 없어
그런데 비행기에서 휴대전화를 켜도 될까요? 비행기는 하늘을 날아가는 동안 여러 주파수를 통해 통신을 주고받습니다. 애초 휴대전화를 비롯해 라디오나 노트북 등을 기내에서 쓰지 못하도록 한 것은 비행기 운항에 필요한 전파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어요. 민간 항공기는 보통 30MHz에서 300MHz대 주파수를 씁니다. 휴대전화는 800MHz에서 2600MHz까지 쓰고 무선랜도 2400MHz나 5000MHz대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간섭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죠.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2013년 기내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것이 문제없다는 결론을 냈고 이후 비행기 내에서 전파 관련 기기를 쓰는 데 제약이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기내 장치들이 가장 예민하게 움직이는 이륙과 착륙 과정에서는 전자 기기 사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인공위성을 이용한 통신은 비행기에서만 쓰지는 않습니다. 활발한 서비스가 이뤄지는 또 다른 무대는 바로 바다 위입니다. 국제선 비행기와 마찬가지로 넓은 바다에 떠 있는 배는 인터넷은커녕 전화도 쓸 수 없습니다. 무전으로 교신을 주고받지만 가족과 전화 통화를 하기는 쉽지 않지요. 또 무전조차 통하지 않는 망망대해에서는 긴급 상황을 전달받을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커다란 화물선이나 원양어선은 위성 전화를 한 대씩 갖고 있습니다.
이 위성 전화로 가장 유명한 서비스는 '이리듐'입니다. 지금은 매각했지만 1990년대 모토로라가 통신용 인공위성을 77개 쏘아 올리면서 시작했지요. 위성전화는 일반적인 기지국이 아니라 우주에 떠 있는 인공위성과 직접 신호를 주고받아요. 요금이 비싸고 전화기와 안테나도 큽니다. 지금은 바다나 오지 탐험, 혹은 극지방의 연구소, 혹은 유목민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어요. 이리듐 시스템은 최근 2세대 위성을 쏘아 올리면서 스마트폰처럼 데이터 통신도 할 수 있게 진화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