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이 주의 책] '모나리자'부터 '캠벨 수프 깡통'까지… 명화 일주 떠나요

입력 : 2018.08.03 03:00

'진짜 여행보다 재미있는 세계 명화 여행'

뽀얗게 빛나는 조개 껍데기 위에, 매혹적인 자태로 서서 바닷물을 가르는 사랑의 여신 비너스. 그 숨 막히게 아름다운 모습을 담은 '비너스의 탄생'은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가 1484년에 그린 가장 유명한 작품이에요. 그림 속 비너스의 흩날리는 머리카락은 실제 반짝이는 금을 섞어 그린 것이지요. 그런데 이 그림을 그린 보티첼리의 원래 이름이 '알레산드로 디 마리아노 필리페피'란 사실, 알고 있었나요? 1445년 3월 3일 피렌체의 가죽 장인에게서 태어난 보티첼리에게는 아주 뚱뚱해서 '보티첼로'(나무통이라는 뜻)라고 불린 형이 있었어요. 이 때문에 그도 '보티첼리'(작은 나무통이라는 뜻)란 별명을 얻었던 거예요.

'진짜 여행보다 재미있는 세계 명화 여행'
/크레용하우스
'진짜 여행보다 재미있는 세계 명화 여행'(크레용하우스)은 역사 속 명화와 그에 얽힌 뒷얘기들을 꼼꼼히 짚어보는 세계 그림 일주예요. 르네상스 시대의 뛰어난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503년 완성한 '모나리자'부터 프랑스 조각가인 폴 란도프스키가 1931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세운 '구원의 예수상'까지 이름만으로도 벅찬 예술가들의 삶과 일화가 넘실대지요.

1665년 네덜란드 화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가 하녀를 그린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네덜란드의 모나리자'라고 불릴 만큼 신비한 초상화예요. 당시 네덜란드의 화가와 고객들은 가정의 일상을 포착한 그림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우유 파는 여인, 요리사 등 평범한 사람들이 캔버스에 주인공으로 등장한 거예요.

무대 위 발레리나들의 우아한 동작을 포착한 에드가르 드가의 1872년 작 '무용수들'은 마치 눈앞에서 공연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요. 그림 속 발레리나들은 조명을 받아 온몸이 밝게 빛나고 있지만 조명이 발 쪽을 비춰 얼굴에는 그림자가 드리웠고, 그래서 진짜 극장에 온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지요. 이처럼 드가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잡아내려고 애쓴 화가였어요. 사진에서 큰 영향을 받았고, 그의 그림 중 몇몇은 실제 사진을 따라 그렸다고 하네요.

똑같은 캠벨 수프 깡통을 반복해 그려 대량 생산·대량 소비 사회를 고스란히 드러낸 앤디 워홀은 반복을 좋아했어요. 늘 같은 청바지에 같은 재킷을 입고 은색 가발을 썼지요. 인간의 손으로 만들었지만 결국은 시간의 힘으로 저마다의 아우라를 갖추게 된 명화들. 푹푹 찌는 요즘, 여행보다 더 재미난 세계 명화 여행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김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