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세계 3대 커피 생산… '카페 모카', 예멘 항구서 따온 이름이죠

입력 : 2018.07.25 03:00

예멘

제주도로 입국한 예멘인들을 난민으로 받아들이는 데 대해 찬반 양론이 대립하고 있지요. 이들이 온 예멘〈사진〉이란 나라는 어떤 곳일까요? 아라비아반도 남부에 있는 예멘은 북쪽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 동쪽으로는 오만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어요. 대부분 건조한 사막기후 지역이지만 기온이 쾌적한 고원지대가 넓게 분포하고 있고 비가 내리는 곳도 있어 주변 국가에 비해 살기 좋은 편이에요. 이 때문에 아덴항을 중심으로 한 고대 예멘은 인류의 오랜 거주지 중 한 곳이기도 해요. 수익성이 좋은 몰약, 유향, 향신료 무역으로 번영했죠.

예멘
/게티이미지코리아
예멘은 커피 생산지로 유명해요. 예멘 모카 마타리(Yemen Mocha Mattari)는 하와이의 코나, 자메이카의 블루마운틴과 함께 세계 3대 커피로 불려요. 커피의 최초 원산지는 에티오피아 고원지대인데, 9세기에 발견된 에티오피아 커피가 11세기쯤 예멘으로 전파돼 예멘에서 커피나무를 키우기 시작했어요. 당시 아랍인들은 커피 종자가 유출되지 않도록 커피를 볶은 상태에서만 수출했어요. 그래서 16세기 말까지 커피는 에티오피아와 예멘에서만 재배됐죠. 특히 예멘의 '바니 마타리' 지역은 해발고도 1000~1300m에 배수가 잘돼 우수한 품질의 커피가 생산됐어요. 이곳 커피는 예멘의 '모카' 항구를 통해 유럽으로 수출됐어요. 수출량이 점점 늘면서 항구 이름인 모카는 유럽에서 커피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했죠. 모카 마타리는 풍부한 초콜릿 향이 특징이에요. 그래서 에스프레소에 우유와 초콜릿 시럽을 넣은 달짝지근한 커피를 카페모카라고 부르는 거랍니다.

예멘은 20세기에 분단됐다가 통일된 국가예요. 이슬람 군주국가이던 북예멘은 1962년 장교들이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공화국을 수립해요. 이에 자극받은 남예멘 무장 독립 조직들은 1967년 대규모 봉기를 일으켜 사회주의 국가를 선포합니다. 정치 체제가 달랐던 남예멘과 북예멘은 여러 차례 분쟁하다 1990년 통일을 선언해요. 그러나 그 과정에서 양측 지도자들은 권력을 어떻게 나눌지를 두고 대립했고 결국 1994년 내전이 발발합니다. 남예멘의 분리주의 운동은 지금까지도 치열하게 진행 중이에요.

한편 2004년부터 예멘 북부 지역을 차지한 시아파 반군(후티)은 수니파 중심의 정부를 상대로 격렬한 전투를 시작했어요. 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알카에다'는 정부군을 상태로 테러 활동을 하고 있어요. 압도적 우위를 점하는 세력도 없고 원유 보유량도 적어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예멘은 엄청난 수의 난민을 발생시키며 금세기 가장 비극적인 장소가 되고 말았습니다.


박의현 창덕여중 지리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