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예쁜 말 바른 말] [44] 축구를 '차다'/'하다'

입력 : 2018.07.05 03:03

2018 러시아 월드컵이 한창인 요즘 전 세계에서 축구 열기가 뜨겁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경기를 보면서 이렇게 말하네요.

"에이, 저 선수 축구를 저렇게 차면 어떡하나?"

"호날두의 축구 차는 모습은 강렬하고 매력적이야!"

위 두 문장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 수 있나요? 바로 '축구 차다'라는 말입니다. 축구(蹴球)는 '주로 발로 공을 차서 상대편 골에 공을 많이 넣는 것으로 승패를 겨루는 경기'를 말합니다. '경기'는 찰 수 있는 대상이 아니므로 '축구하다' '축구를 하다'와 같이 표현해야 하죠.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림=정서용
'차다'를 서술어로 쓰려면 '축구공을 차다'와 같이 표현해야 합니다. '차다'의 여러 뜻 중 하나인 '발로 내지르거나 받아올리다'라는 의미와 연결되지요.

다른 종목은 어떻게 표현하는지 더 알아볼까요? 야구·농구·배구는 '축구하다'와 같이 '야구·농구·배구(를) 하다'로 써요. 탁구·테니스·배드민턴은 '손이나 손에 든 물건으로 물체를 부딪게 하는 놀이나 운동을 하다'라는 뜻의 '치다'와 연결되지요.

"이번에는 운동장 대신 잔디 구장에서 축구를 하고 싶어요."

"축구할 때 발목을 다치지 않도록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세요."

류덕엽·서울북부교육지원청 장학관(전 삼릉초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