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스포츠 이야기] 첫 경기 '0대 9' 대패… 이젠 본선 9회 연속 진출

입력 : 2018.07.04 03:00

월드컵으로 본 한국 축구사

최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세계 랭킹 1위인 독일을 조별 리그 탈락으로 이끄는 이변을 연출했죠. 그간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은 어떤 활약을 해왔는지 그 역사를 알아볼까요?

한국 대표팀은 6·25전쟁이 끝나고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 출전해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했어요. 광복 이후 최초의 한·일전이었던 일본과의 예선전에서 5대1로 승리하며 국민에게 큰 기쁨을 안겨줬습니다. 그렇게 사상 첫 월드컵 진출을 달성했지만 폐허가 된 나라에서 스위스로 가는 길은 매우 험난했어요. 스위스행 비행기 표를 구하지 못해 경기 하루 전날 밤에 겨우 도착해 시차 적응도 하지 못한 채 첫 경기인 헝가리전에 나서야 했죠. 그마저도 1진 11명이 먼저 도착한 후 2진은 경기가 끝난 뒤에야 도착했어요. 선수들의 피로 누적과 긴장으로 힘겹게 경기를 이어가던 한국은 0대9로 참패하죠. 당시 구스타보 세베슈 헝가리 감독은 "한국은 사자처럼 용맹했다. 쓰러져도 계속 일어나 뛰었다"라는 말을 남겼어요. 대한민국 선수들의 투혼과 정신력만큼은 대단했답니다.

2002 한·일 월드컵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골든골을 터뜨린 안정환 선수가 환호하고 있어요.
2002 한·일 월드컵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골든골을 터뜨린 안정환 선수가 환호하고 있어요. /연합뉴스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박창선 선수가 중거리슛에 성공하며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한국 월드컵 사상 첫 골을 터뜨립니다. 멕시코월드컵은 스위스월드컵 이후 32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기도 했어요. 한국은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불가리아와 A조에 편성됐고 1무2패로 탈락합니다. 하지만 처음 출전한 스위스월드컵에서 헝가리에 0대9, 터키에 0대7로 패한 것에 비해 아르헨티나와 1대3, 이탈리아와 2대3, 불가리아와 1대1을 기록해 질적인 성장을 보여줬어요.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 9회 연속 진출할 정도로 아시아의 축구 강국이지만 본선에서 승리하는 데는 오랜 기다림이 필요했어요. 대표팀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예선 첫 경기인 폴란드를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둡니다. 황선홍 선수가 선제골을 넣은 데 이어 유상철 선수가 시원한 중거리슛을 날리며 2대0으로 이겼습니다. 이후 미국과 경기에서 1대1 무승부,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1대0 승리를 거두면서 조 1위로 처음 16강에 진출했어요.

2002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놀라운 성과가 연이어 터졌어요. 16강에서는 이탈리아와의 연장전에서 안정환 선수가 헤딩골을 넣으며 승리했고, 8강에서는 스페인과 0대0 무승부가 되면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했어요. 4강전에서 독일에 0대1로 지면서 2002년 월드컵 본선 첫 패배를 맛봅니다. 이후 3·4위전에서 터키를 상대로 2대3으로 지면서 4위로 마감했지만 '월드컵 4강 신화'는 쉽게 이룰 수 없는 쾌거이기에 국민 마음속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조보성 무학중 체육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