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장소] 16억 이슬람교도의 성지… 非무슬림은 출입 못 해요
메카
세계 인구의 23%를 차지하는 16억 무슬림(이슬람교도)은 지금 아주 특별한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바로 '라마단' 때문인데요. 라마단은 예언자 무함마드가 알라신의 계시를 처음으로 받은 것을 기념하는 기간으로, 이슬람력으로 9번째 달에 해당해요. 올해 라마단은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돼 오는 15일에 종료된답니다. 이 기간 동안 무슬림들은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자제하고, 탐욕적인 말과 행동을 억누르며 이슬람의 가르침을 따라 수행해요.
라마단 기간 많은 무슬림이 이슬람 성지인 메카(Mecca)에 찾아와 기도를 드려요. 지금 메카에는 기도를 올리는 수십만 무슬림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해요.
메카는 홍해에서 동쪽으로 약 80㎞ 떨어져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도시로, 황량한 산에 둘러싸인 사막 지대예요. 메카는 이슬람교가 생기기 전부터 신성한 도시로 받아들여졌는데요. 지중해와 남부 아라비아, 동아프리카를 연결하는 교통 요충지인 데다 주변에 '잠잠'이라는 샘이 있어 '신의 축복을 받은 지역'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아랍인들은 이곳에 신의 집을 상징하는 '카바' 신전을 세우고 다신교와 무역의 중심지로 발전시켰어요.
- ▲ 라마단 기간 이슬람교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카바 신전에 모여든 무슬림들 모습. /AP·연합뉴스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도 메카에서 태어났어요. 그러나 그가 주장한 일신교(一神敎) 사상은 당시 다신교를 믿던 메카인들에게 환영받지 못했지요. 박해를 받던 무함마드는 622년 메디나로 떠났는데, 이 사건을 '헤지라(히즈라·Hijrah)'라 부르고 이때를 이슬람력 원년으로 삼는답니다. 훗날 세력을 키운 무함마드가 630년 메카로 돌아와 카바 신전에 있던 수많은 다신교 우상을 파괴했고, 이후 메카는 이슬람 최고 성지가 되었어요.
무슬림들은 매일 다섯 차례씩 메카를 향해 기도하고, 평생 한 번 이상 순례를 해야 해요. 이슬람교가 탄생한 이래 지난 1400년간 무슬림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메카를 찾았어요. 세계 곳곳에서 메카 순례를 신청하는데 순례 대기 기간만 30년이 넘는다고 해요. 사우디 정부는 비무슬림의 메카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지요.
메카는 보통명사로도 사용되는 단어예요. '그곳은 전자 산업의 메카다'처럼 '어떤 분야의 중심이나 동경의 대상이 되는 곳'이라는 뜻으로 쓰여요. 이는 대순례(하즈) 기간 메카를 보면 단박에 이해할 수 있어요. 사흘 동안 이어지는 대순례 기간 수백만 무슬림이 메카로 몰려드는데, 수만 대 에어컨을 갖춘 텐트가 평원에 펼쳐지고 때론 순례객 수백 명이 압사당하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