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첨단 부품 15만개… 초속 11㎞ 넘어야 지구 중력 이겨내죠
입력 : 2018.06.07 03:00
[우주 로켓]
1926년 고더드, 로켓 발사 첫 성공… 2차 세계대전 '폭탄 로켓'으로 진화
얼마 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녹아내린 카메라를 인터넷에 공개해 화제가 됐어요. 로켓 '스페이스-X 팰컨 9'의 발사 장면을 찍으려던 카메라가 발사 순간 로켓에서 뿜어져 나온 엄청난 열 때문에 숯덩이가 돼 버린 거예요. NASA는 이 카메라를 워싱턴 본부에 전시하기로 했답니다.
실제 로켓을 발사할 때 나오는 열의 온도는 1200℃ 이상에 달한다고 해요. 이런 무시무시한 열은 대체 왜 필요한 걸까요?
◇무기로 발전한 로켓
오늘날 로켓의 시초는 미국의 물리학자인 로버트 고더드(Goddard·1882~1945)가 만들었어요. 어린 시절 비행기를 타고 우주를 나는 것이 꿈이었던 그는 1926년 3월 16일, 친척의 농장에서 길이 3m짜리 로켓을 12m 높이까지 솟구치게 하는 데 성공했답니다. 휘발유와 액체산소를 섞어 연료로 사용한 이 최초의 로켓은 우주 시대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지요.
실제 로켓을 발사할 때 나오는 열의 온도는 1200℃ 이상에 달한다고 해요. 이런 무시무시한 열은 대체 왜 필요한 걸까요?
◇무기로 발전한 로켓
오늘날 로켓의 시초는 미국의 물리학자인 로버트 고더드(Goddard·1882~1945)가 만들었어요. 어린 시절 비행기를 타고 우주를 나는 것이 꿈이었던 그는 1926년 3월 16일, 친척의 농장에서 길이 3m짜리 로켓을 12m 높이까지 솟구치게 하는 데 성공했답니다. 휘발유와 액체산소를 섞어 연료로 사용한 이 최초의 로켓은 우주 시대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지요.
- ▲ /그래픽=안병현
◇작용-반작용의 법칙
태평양을 건너든 대기권을 뚫든, 로켓은 먼 거리를 아주 높은 속도를 유지하며 계속 날아가야 해요. 그 힘은 17세기 영국의 과학자 아이작 뉴턴(Newton·1642~1727)이 정립한 '작용-반작용의 원리(제3 운동법칙)'에서 나옵니다.
공기가 빵빵하게 가득 찬 풍선 입구를 손으로 꽉 잡고 있다가 갑자기 놓으면 공기가 마구 뿜어져 나오며 풍선이 반대 방향으로 날아가죠? 이때 바람이 뿜어져 나오는 힘(작용)과 크기는 똑같고 방향은 반대인 힘(반작용)이 풍선을 날려 보내는 거예요. 로켓이 날아가는 원리도 이와 같아서 로켓이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반작용의 힘을 '추진력'이라고 합니다.
로켓이 우주로 날아가기 위해서는 풍선이 날아가는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엄청난 추진력이 필요해요. 초속 11㎞ 이상으로 날아가야 지구의 중력을 벗어날 수 있거든요(탈출 속도). 이를 위해서는 로켓 뒤쪽으로 엄청난 양의 물질을 뿜어내야 해요. 연료가 불타면서 나오는 엄청난 양의 뜨거운 공기와 불이 로켓을 하늘로 밀어내는 거지요. 그래서 인공위성이나 우주망원경 같은 중요한 부품은 로켓 머리 쪽에 아주 작게 자리하고 있고, 나머지는 연료 탱크와 산화제 탱크, 엔진이 차지해요.
로켓의 추진력을 만드는 데 가장 많이 쓰이는 연료는 액체 연료예요. 양을 조절하기 힘든 고체 연료와 달리 밸브를 이용해 정확한 양을 넣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주로 등유(케로신)·액체수소 등 물처럼 찰랑찰랑한 연료에 액체로 만든 산화제(酸化劑·상대 물질을 산화시키는 물질)를 넣어 불을 붙여요. 두 물질은 서로 따로 보관돼 있다가 로켓이 발사되기 직전 내부로 주입되면서 만나고, 이 순간 엄청난 속도로 연료가 타오르면서 열기를 뿜어낸답니다.
◇고무마개, 베어링… 작은 부품도 소중해
연료에 불을 붙인다고 로켓이 모두 성공적으로 발사되는 건 아니에요. 원하는 목적지까지 정확하게 도착하려면 꾸준한 추진력이 있어야 해요. 로켓을 이루는 부품은 약 15만개 정도인데, 작은 부품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어서 그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큰 사고가 나거나 발사가 실패할 수 있지요.
그중 하나가 '베어링(bearing)'인데요. 회전하는 물체의 중심축을 지탱하고 제대로 회전할 수 있도록 해주는 부품이에요.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데, 볼펜 앞에 달린 작은 금속 공이 바로 베어링이지요.
로켓 안에는 빙글빙글 회전하며 연료와 산화제를 엔진에 공급해주는 '터보 펌프'가 있어요. 이곳에 손바닥만 한 베어링 네 개가 들어가는데, 터보 펌프가 제대로 돌 수 있도록 회전축을 단단히 지탱해주고, 회전축이 마찰로 마모되지 않도록 윤활유 역할을 하지요. 이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로켓이 공중에서 폭발할 수 있어요.
1986년 1월, 발사 73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한 미국의 유인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사고도 아주 작은 부품인 고무마개가 망가지면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이에요. 당시 챌린저호를 실은 로켓은 고체 연료를 사용했는데, 이 고체 연료는 로켓 속 여러 연료통에 나뉘어 담겨 있었고 틈 사이는 고무마개로 막혀 있었지요. 그런데 발사 당시 날씨가 너무 추워 고무마개가 얼어붙어 버렸고, 딱딱해진 고무마개 틈 사이로 연료가 새어나오면서 그만 폭발을 일으키고 말았답니다.
우리가 보는 로켓 발사의 멋진 풍경 뒤에는 이처럼 다양한 원리와 역사가 숨어 있어요. 최근에는 로켓을 '재활용'하는 기술까지 등장했는데, 추진체 등 중요하고 비싼 부품의 경우 특정한 장소에 떨어지도록 한 뒤 이를 회수해 다시 쓸 수 있게 한 것이지요. 이번에 불탄 NASA 카메라가 찍었던 로켓도 앞으로 열 번이나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로켓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