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아하! 이 인물] 작품 가장 비싼 한국 화가… 산·달 등 토속적 소재 즐겨
입력 : 2018.06.06 03:00
김환기
'그림 값이 가장 비싼 한국 화가' 김환기(1913~1974)의 작품이 또다시 한국 현대미술 경매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는 뉴스가 전해졌어요. 얼마 전 홍콩에서 열린 경매에서 김환기가 1972년 붉은색 물감으로 완성한 점화(點畵·점으로 그린 그림) 작품이 역대 최고가인 85억3000만원에 낙찰된 거지요. 지금까지 가장 비싼 그림은 김환기의 1973년 작품(경매가 65억5000만원)이었는데, 이를 1년 만에 무려 20억원이나 뛰어넘은 것이라 화제가 됐답니다. 이로써 한국 근현대미술 최고 낙찰가 작품 1~10위 가운데 8개가 김환기 작품으로 채워지게 됐어요.
- ▲ 1957년 파리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한 김환기의 생전 모습. /갤러리 현대
그러던 1956년, 김환기는 '내 미술이 세계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고 싶다'며 프랑스 파리 유학길에 올랐어요. 그의 나이 마흔셋이었지요. 프랑스에서 김환기는 서양의 블루(blue)와 다른 한국적 푸른색을 개발해 작품에 사용하기 시작했고, 고국의 자연과 정서를 캔버스 위에 절제감 있는 구성으로 그려나갔어요.
그가 뉴욕에 도착한 1963년부터 작고한 1974년까지를 김환기 전성기인 '뉴욕 시절'로 일컫는데요. 이번에 최고가액을 경신한 붉은 점화를 비롯해 고가에 낙찰된 김환기 작품 대부분이 이 시절 그려진 것이에요. 점·선·면만으로 구성해 자칫 차가워 보일 수 있는 추상화에 서정적인 청색을 입혀 부드럽고 토속적인 김환기풍 그림을 만들어냈지요. 나이가 들수록 열정적인 활동을 펼쳤지만 1974년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답니다.
그가 즐겨 사용한 청색은 고향의 푸른 바다와 우주의 광활한 에너지를 상징한다는 해석이 많아요. 이번에 낙찰된 작품은 푸른 점화로 유명한 김환기가 남긴 몇 안 되는 붉은색 점화라는 점, 그가 최전성기를 구가하던 뉴욕 시절 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