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스포츠 이야기] 축구공에 '칩' 내장… 슈팅 속도·회전수까지 알 수 있죠

입력 : 2018.06.06 03:00

월드컵 공인구

2018년 러시아월드컵 공인구‘텔스타 18’.
2018년 러시아월드컵 공인구‘텔스타 18’. /위키피디아
오는 14일 2018년 러시아월드컵이 개막해요. 이번 월드컵의 공인구(공식 경기에 사용하는 공)는 '텔스타 18'인데요. 표면이 오각형과 육각형 조각으로 구성된 거의 완벽한 구(球) 형태를 갖추고 있다고 해요. 역대 공인구 가운데 가장 원에 가까워 많은 골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그런데 초창기 축구에서 돼지 오줌보로 만든 공을 찼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3~4세기 동아시아에는 가죽 주머니를 발로 차며 노는 '축국(蹴鞠)'이라는 민속놀이도 있었는데요. 동물의 가죽 안에 천이나 지푸라기, 털 같은 걸 넣어서 공을 만들었다고 해요. 19세기 들어 영국을 중심으로 가죽 축구공을 만들기 위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요.

원래 월드컵에는 공인구가 따로 없었어요. 그래서 1930년 제1회 월드컵 결승전에 오른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공을 둘러싸고 격렬한 논쟁을 벌였지요. 서로 자기 공을 사용하겠다고 주장한 거예요. 결국 FIFA의 중재로 전반전에는 아르헨티나 공을, 후반전에는 우루과이 공을 사용했답니다. 이러한 해프닝이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것은 1970년 멕시코월드컵 때부터로 스포츠용품 기업인 아디다스가 개발한 축구공 '텔스타(Telstar)'가 첫 공인구로 지정된 것이지요. 텔스타는 '텔레비전 속의 별'이란 뜻인데 1970년 월드컵이 처음으로 전 세계에 위성 생중계된 것을 기념하는 이름이었어요.

텔스타는 가벼운 무게와 탄성뿐 아니라 혁신적인 디자인이 특징이었어요. 1960년대만 해도 축구공은 배구공처럼 줄무늬 디자인이었는데 텔스타는 12개 검정 오각형과 20개 흰 육각형으로 표면을 구성했지요. 이 디자인은 19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에서 12개 원 무늬가 추가된 '탱고'로 한 번 더 진화했고, 이것이 가장 일반적인 공인구 형태로 자리매김했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공인구 '피버노바(Fevernova)'는 사상 첫 공동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처음으로 '탱고' 스타일이 아닌 디자인과 색상을 적용했어요.

월드컵 공인구의 성능도 지속적인 발전을 이뤘어요. 공 표면에 특수 돌기를 넣어 골키퍼가 잡기 편하게 배려한 2010년 남아공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를 제외하면 대부분 공격 축구를 위해 개량을 거듭했지요. 이번 월드컵 공인구 텔스타 18도 더 개선된 탄성과 반발력 때문에 벌써부터 여러 골키퍼가 '공을 잡기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고 해요. 공의 성능이 발전할수록 골키퍼에겐 그만큼 막기 힘든 공이 되는 셈이지요.

텔스타 18의 또 다른 특징은 공 안에 NFC 칩을 내장했다는 것입니다. NFC란 가까운 거리에서 무선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 기술인데요. 이를 통해 관중과 시청자들에게 공의 슈팅 속도나 회전수 등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에요.


조보성 무학중 체육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