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IT·AI·로봇] iOS는 보안, 안드로이드는 개방이 장점… 경쟁하며 닮아요

입력 : 2018.06.05 03:06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스마트폰의 획기적 발전 이끈 iOS, 애플이 PC용 '맥' 수정해 만들었죠
구글, 모바일 위해 안드로이드 인수… 점유율은 안드로이드가 86%로 우위

얼마 전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업체 페이스북이 개인 정보 유출 논란에 휩싸여 화제가 됐어요. 페이스북이 지난 수년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사용자들의 스마트폰에서 통화와 문자메시지 기록 등을 수집해왔다는 것이지요. 이 같은 정보 수집은 애플 아이폰 사용자에게는 이뤄지지 않았는데요. 애플이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에 특정 앱의 통화·메시지 기록 접근을 막았기 때문이라고 해요.

오늘날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운영체제(OS·Operating System)입니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운영체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인데요. 두 운영체제는 어떻게 탄생한 것이고, 무엇이 다른 걸까요?

◇iOS, 스마트폰 시대를 열다

운영체제란 컴퓨터나 스마트폰 같은 기기를 작동시키는 소프트웨어를 말합니다. 사용자가 컴퓨터를 통제하고 여러 응용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도록 중재해주는 기본 소프트웨어이지요. 개인용 PC로 치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Windows)가 대표적이고, 애플의 맥(Mac), 리눅스(Linux) 등이 대표적이에요.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결합한 스마트폰에도 운영체제가 필요합니다. 전화 통화나 문자메시지 전송을 넘어 인터넷 검색, 이메일 주고받기, 문서 작성 등을 수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수적이기 때문이지요.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으로 선보이면서 새로운 운영체제인 'iOS'(당시 '아이폰 OS')가 주목을 받기 시작합니다. 애플의 iOS는 자사 매킨토시 컴퓨터의 운영체제인 맥을 스마트폰 버전으로 수정하면서 시작됐어요. 그러나 단순히 기능을 줄이는 게 아니라, '손안에 쏙 들어갈 컴퓨터'라는 면에서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혁신적으로 손보았지요. 대표적인 요소가 한동안 특허권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멀티터치(Multi-touch)'와 '핀치 투 줌(pinch to zoom)' 기능입니다. 멀티터치는 터치스크린이 동시에 여러 개 지점을 인식하는 기술로 손가락 여러 개를 움직여 글자나 이미지를 입력할 수 있어요. 핀치 투 줌은 손가락을 오므리거나 벌리는 것으로 화면을 움직이고 이미지를 줄였다 늘렸다 할 수 있는 동작이에요. 애플은 이를 통해 펜 대신 오로지 손가락만으로 작동하는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처음 만들어냈고, 이후 거의 모든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이를 따라 하기 시작했답니다.

기사 관련 일러스트
그림=정서용

지금은 우리가 앱스토어에 들어가 여러 가지 앱(스마트폰에서 실행하는 응용 프로그램)을 찾아 쓰고 있지만 과거엔 개별 앱을 각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통해 구입해야 했어요. 구입이 번거롭고 불법 복제도 많았지요. 이에 2008년 애플은 앱스토어 한곳에 모든 앱을 모아 팔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냈고, 이로 인해 보안·불법 복제 문제를 해결했답니다. 장터가 한곳에 집중되다 보니 이용자와 앱 판매량도 급격히 늘었지요. 아이폰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다양한 앱 생태계' 환경을 만들어낸 거예요.

애플은 매년 6월 개발자 콘퍼런스인 WWDC를 열고 전 세계 개발자들과 이용자들에게 새로운 운영체제를 발표합니다. 벌써 버전 11까지 나왔는데, 올해는 오는 6월 4일 새로운 iOS가 공개될 예정입니다.

◇구글 안드로이드, 개방과 공유 내세우다

안드로이드는 '앤디 루빈'이라는 개발자가 리눅스를 기반으로 만든 스마트폰 운영체제입니다. 지금은 안드로이드 하면 구글을 먼저 떠올리지만 원래 안드로이드는 구글의 것이 아니었어요. 앤디 루빈을 비롯한 안드로이드팀은 이 발명품을 스마트폰에 탑재해줄 회사를 물색하고 있었고, 모바일 시장을 노리던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시작된 것이지요.

2008년, 안드로이드가 일반에 처음 공개됐습니다. 오픈소스(무료 소프트웨어)로 개방돼서 누구나 쓸 수 있었고, iOS의 장점을 상당수 끌어안은 운영체제였어요. 현재 아이폰을 제외한 삼성·LG·화웨이 등 상당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지요.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 점유율은 안드로이드가 86%로 iOS(약 14%)보다 훨씬 많답니다.

iOS와 안드로이드 중 어느 체제가 더 좋은지는 결론을 낼 수 없는 문제입니다. 안드로이드는 어느 스마트폰에서도 쉽게 깔 수 있기 때문에 더 개방적입니다. 또 스마트폰을 잘 다룰수록 운영체제를 비교적 자유롭고 다양하게 손댈 수 있지요. 스마트폰에 새로운 기능을 넣기도 하고, 개발자들이 따로 만든 운영체제를 깔 수도 있습니다.

iOS는 이용자가 기기를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합니다. 대신 이용자가 기기에 대한 통제권을 거의 갖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지요. 그래서 일각에서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하기도 하는데, 반대로 말하면 외부에서 기기를 마음대로 조작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안성이 좋다는 평가도 많습니다. 이처럼 개성이 뚜렷하기에 두 운영체제는 경쟁하며 서로의 장점을 끌어안고 있답니다.

☞초창기 스마트폰 운영체제

iOS와 안드로이드가 등장하기 전에도 스마트폰 운영 체제는 있었습니다. PDA(개인 정보 단말기)에 주로 쓰이던 '팜OS'가 대표적이었지요. 앱을 설치하고 펜을 이용해서 문자를 입력하는 방식이 오늘날 스마트폰과 비슷했어요. 블랙베리의 '블랙베리OS',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모바일', 노키아의 '심비안'도 유명했지요.

하지만 이들은 지금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유는 간단한데, 쓰기 어려웠기 때문이에요. PC용 운영 체제를 손바닥 크기로 줄이다 보니 매번 펜을 꺼내 써야 했고, 인터넷·앱을 이용하기엔 화면도 너무 작았답니다.



최호섭·IT 칼럼니스트 기획·구성=박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