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재미있는 과학] 태양의 비밀 밝혀라… NASA, 올 7월 첫 태양 탐사선 발사

입력 : 2018.05.31 03:00

[태양 탐사]

너무 뜨거워 탐사선 못 보냈던 태양… 600만㎞ 상공까지 탐사선 접근시켜
태양 표면보다 수백배 뜨거운 코로나, 지구 피해 주는 태양풍 비밀도 연구

태양은 인류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항성(恒星·스스로 빛을 내는 별)이에요. 태양은 지구와 1억4900만㎞나 떨어져 있지만 우리의 낮과 밤, 사계절을 만들 만큼 뜨겁고 밝기 때문에 아직 밝혀지지 않은 비밀이 많답니다. 그동안 인류가 목성과 토성, 명왕성에까지 탐사선을 보냈지만 태양에는 아직까지 우주선을 보내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너무 뜨겁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오는 7월 태양의 비밀을 밝혀낼 무인(無人) 탐사선을 처음으로 쏘아 올릴 예정이에요. 태양 탐사선의 이름은 '파커 태양 탐사선(Parker Solar Probe)'. 태양 연구에 평생을 바친 미국의 천체 물리학자 유진 파커(Parker·91) 시카고대 명예교수의 이름을 딴 것이지요. 오늘은 파커 탐사선이 밝혀낼 태양의 비밀에 대해 알아볼게요.

◇미션1: 코로나 온도의 비밀을 밝혀라!

파커 탐사선은 향후 7년간 태양의 대기층에 진입해 태양 구석구석을 샅샅이 조사할 예정이에요. 지구에서 1억4300만㎞를 날아가 태양으로부터 약 600만㎞ 상공을 돌며 온도가 수백만℃에 이르는 코로나(corona·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층)의 비밀을 밝히는 것이 목표이지요.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를 일명 '터치 더 선(Touch the Sun·태양을 만지다)'이라고 불러요.

[재미있는 과학] 태양의 비밀 밝혀라… NASA, 올 7월 첫 태양 탐사선 발사
/그래픽=안병현
태양은 수소가 약 92%, 헬륨 7.8% 등으로 구성된 거대한 기체 덩어리예요. 태양의 내부는 크게 핵, 복사층, 대류층으로 구성돼 있고, 뜨거운 열의 원천은 중심부에 있는 핵에서 나와요. 이곳에서 수소의 원자핵(양성자)이 충돌하는 핵융합 반응이 쉴 새 없이 일어나는데 이로 인해 중심부 온도가 약 1500만℃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태양 외부는 크게 태양 표면을 뜻하는 '광구(光球)'와 가장 아래 대기층인 '채층(彩層)', 가장 바깥 대기층인 '코로나'로 구성돼요. 신기한 건 태양 표면의 온도가 약 5500℃인 데 반해 가장 바깥에 있는 코로나의 온도가 수백만℃에 달한다는 것이에요. 보통은 열원(熱源)에서 거리가 멀어질수록 온도가 내려가야 하지만, 태양에서는 열원에서 멀어질수록 온도가 높아지고 심지어 수백 배나 차이가 날 정도로 뜨거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요.

현재는 두 가지 이론이 유력하게 손꼽히고 있어요. 하나는 태양 내부의 열이 플라스마(plasma·아주 높은 온도에서 원자가 이온으로 분리된 상태)를 통해 코로나까지 전달되는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태양은 엄청나게 뜨겁고 밀도·압력이 큰 별이기 때문에 원자가 원자핵과 전자, 이온 등의 입자로 나뉘어 있는 '플라스마 상태'로 있어요. 이러한 플라스마 상태 물질들이 파동을 일으키면서 태양 표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을 채층으로부터 제일 바깥쪽 코로나까지 전달한다는 설명이에요.

또 하나는 파커 교수가 제시한 이론으로, 태양 표면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소규모 폭발인 '나노플레어(Nano-flares)'가 코로나까지 열에너지를 전달한다는 주장입니다. 태양 표면에는 '플레어(flare·태양 에너지가 순간적으로 좁은 영역에서 분출하는 현상)'라는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요. 이보다 더 작은 규모의 나노플레어는 훨씬 자주 발생하지요. 물론 나노플레어라 해도 태양의 부피가 지구보다 130만 배나 크기 때문에 그 규모와 위력은 핵폭탄을 여러 개 터뜨리는 것과 비슷한 수준이랍니다. 실제 나노플레어가 솟구칠 때 인근 대기 온도는 1100만℃까지 올라간다고 해요. 파커 교수는 이 같은 나노플레어가 1초에 수백만 번이나 반복되기 때문에 태양열이 코로나 온도를 높은 수준으로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지요.

◇미션2: 태양풍의 비밀을 밝혀라!

파커 교수는 1950년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태양풍(太陽風)의 존재를 밝혀내 큰 명성을 얻었어요. 태양풍이란 말 그대로 태양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태양 플라스마'라고도 불러요. 파커 탐사선은 이 태양풍이 언제 어떻게 부는지 알아낼 예정입니다.

코로나는 아주 희박한 기체로 이뤄져 있지만 온도가 매우 뜨겁기 때문에 역시 플라스마 상태예요. 이 입자들은 평상시 끊임없이 우주 공간으로 퍼져나가는데, 열에너지는 물론 각종 전자파(자외선·가시광선·적외선·전파)와 감마선·엑스선 같은 방사선까지 포함하고 있지요. 보통 지구 근처에서 초속 400~800㎞ 속도로 빠르게 지나가는데, 지구 자기장에 의해 대부분 튕겨나가기 때문에 직접 지상에 오는 경우는 드물어요. 가끔 일부 입자가 지구 자기장에 이끌려 들어올 때도 있는데, 이때 극지방에서 '오로라 현상(태양 입자가 지구 공기 분자와 반응해 형형색색의 빛을 내는 현상)'을 일으키기도 해요.

이런 태양풍이 어떨 때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기도 하는데, 이를 '코로나 질량 방출(CME)'이라고 합니다. 흑점(黑點·강력한 자기장을 발생시키는 부분) 등에서 열에너지 폭발이 발생하면 거대한 플라스마가 지구를 향해 초속 1000㎞로 돌진하는 거지요. 이럴 경우 마치 지구 자기장에 구멍이 난 것처럼 대량의 태양풍 입자가 지구에 영향을 미쳐요. 이를 '태양 폭풍'이라고 해요.

가장 최근 관측된 태양 폭풍은 2013년 10월 말부터 11월 초 일어났는데요. 이로 인해 태양을 관측하던 인공위성인 SOHO(소호)가 고장이 나고 지구 궤도를 돌던 우주선들이 손상을 입었어요. 국제우주정거장에 있던 우주인들은 태양 폭풍이 뿜어내는 강력한 방사선을 피해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해야 했지요. 이처럼 태양 폭풍은 미리 예측하고 대비해야 인적·물적 피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관측이 필요하답니다.



서금영 과학 칼럼니스트 기획·구성=박세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