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IT·AI·로봇] 전 세계 서버·저장공간 연결… 필요한 만큼 빌려 써요
입력 : 2018.05.29 03:00
[클라우드 컴퓨팅]
구름에 숨은 것처럼 존재 '클라우드'… 인터넷 연결로 막대한 정보 처리해요
'CPU만 1202개' 알파고의 활약 비결… 아마존·구글 공간 확보 경쟁 중이죠
얼마 전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이 '클라우드(cloud·가상 저장 공간)' 사업을 키우기 위해 해저 케이블 3개와 데이터센터 5개를 추가로 건설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나왔어요. 현재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이 지배하고 있는데, 이에 구글이 더 많은 데이터 저장 공간을 확보하겠다고 나선 것이에요.
'클라우드'는 미래 IT의 핵심으로 손꼽혀요. 그렇다면 대체 클라우드가 무엇일까요?
◇구름 뒤 숨어 있는 데이터, 클라우드
우리가 흔히 '클라우드'라고 부르지만, 정확한 이름은 '클라우드 컴퓨팅(computing)'입니다. 클라우드는 잘 알다시피 '구름'이라는 뜻이지요. 즉, 구름 뒤에 숨은 것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컴퓨터가 내게 어떤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개념이에요.
'클라우드'는 미래 IT의 핵심으로 손꼽혀요. 그렇다면 대체 클라우드가 무엇일까요?
◇구름 뒤 숨어 있는 데이터, 클라우드
우리가 흔히 '클라우드'라고 부르지만, 정확한 이름은 '클라우드 컴퓨팅(computing)'입니다. 클라우드는 잘 알다시피 '구름'이라는 뜻이지요. 즉, 구름 뒤에 숨은 것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컴퓨터가 내게 어떤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개념이에요.
- ▲ /그래픽=정서용
사실 우리가 인터넷에서 접하는 대부분의 것이 클라우드 컴퓨팅과 관련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네이버 클라우드'나 '구글 드라이브'처럼 인터넷에 내가 가진 파일(온라인 정보 문서)을 저장하는 프로그램이죠. 이 서비스는 내가 가진 자료를 USB(이동식 저장장치)나 외장 하드디스크가 아닌 인터넷 너머 '가상의 하드디스크'에 올려두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백업(원본 복사·backup)' 서비스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우리가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거나 새것으로 바꾸어도 전화번호부나 SNS 메시지 등 중요한 정보를 새 기기에서 그대로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지요.
인터넷에서 읽고 쓰는 이메일도 기본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입니다.이메일은 원래 특정 이메일 서버를 거쳐 아웃룩 익스프레스 같은 컴퓨터 응용프로그램으로 내려받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는 인터넷 익스플로어 같은 웹 브라우저를 열고 편지를 쓴 뒤 '전송' 버튼만 누르면 되지요. 이메일 프로그램과 메일 보관함이 모두 네이버나 다음, 구글 같은 특정 인터넷 서비스에 들어있고 우리는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쓰듯 이용하면 되는 거예요. 이처럼 기존에 개별 컴퓨터가 각자 처리하던 일들을 인터넷 너머 정확히 알 수 없는 공간에서 처리하고 저장하다 보니 클라우드를 '가상 저장 공간(장치)'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대개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만들려면 엄청나게 많은 컴퓨터 서버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서버가 많이 모인 시설을 데이터센터라고 부르지요. 예전에는 이 데이터센터 안의 서버들이 제각각 다른 역할을 맡아서 일했는데요. 클라우드 컴퓨팅이 시작되면서 데이터센터 내 컴퓨터 수백~수천 대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인 거예요. 이렇게 하면 여러 대 서버를 묶어서 수백~수천 배 더 강력한 수퍼컴퓨터를 만들거나 서버를 신축적으로 쪼개서 이용할 수 있답니다.
◇인공지능·넷플릭스도 클라우드
요즘 최고의 화두인 인공지능(AI) 역시 클라우드로 운영됩니다. 인공지능은 수천 대의 컴퓨터로 순식간에 연산을 해야 하는데, 그때마다 거대한 컴퓨터를 들고 다니며 처리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인터넷과 연결된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여러 사람이 이 막대한 컴퓨터 자원을 나누어서 쓰지요. 바둑을 잘 두는 인공지능 '알파고' 역시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만들어졌는데요. 알파고에는 CPU(중앙처리장치)가 1202개, GPU(그래픽처리장치)가 176개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이 시스템은 특정 데이터센터에 있는데, 인터넷에만 연결되면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에서도 알파고는 언제나 원래실력 그대로 바둑을 둘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IT 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기업 입장에서 딱 필요한 만큼만 서버를 빌려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웹 하드 용량이 더 필요하면 돈을 더 내고 큰 저장 공간을 사는 것과 비슷한데요. 새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이나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기업에는 돈이 많이 드는 별도 서버와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대신 클라우드 기업과 계약을 맺고 필요한 사용량과 서비스를 가져오는 게 더 유리합니다. 특정 서버를 고르고 설치하는 데에만 몇 달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클라우드 서비스는 몇 분이면 거대한 서버를 하나 가질 수 있으니까요.
변화에 민감한 게임 산업에서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데요. 전체적인 개발 시간을 아낄 수 있는 데다, 게임의 인기가 높아지면 클라우드 사용량을 늘리고 인기가 떨어지면 클라우드 사용량을 줄이는 식으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또 해외 게이머들에게 서비스를 하고 싶다면 아마존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전 세계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을 통해서 곧바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서버를 관리하기 위해 미국에 갈 필요도 없고 판교 사무실에 앉아 전 세계를 대상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것이지요.
보통 '인터넷에는 국경이 없다'고 이야기하는데, 인터넷이 클라우드를 만나면서 더 많은 장벽이 허물어졌답니다. 내가 어디서 어떤 컴퓨터를 이용하든 클라우드에만 접속하면 회사의 업무 환경을 고스란히 가져올 수 있는 '스마트워크(smart work·언제 어디서나 직장 일을 볼 수 있는 환경)'에도 사용되고 있지요. '콘텐츠 공룡'으로 불리는 글로벌 동영상 업체 넷플릭스도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에 동영상을 공급하고 있답니다.